감사정보 빼내 주식투자한 회계사들

미공개 정보 악용해 부당이득
검찰, 대형 회계법인 32명 적발


[ 오형주 기자 ] 자신이 맡은 기업의 회계감사 중 얻은 미공개 실적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한 대형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이 대거 재판에 넘겨졌다. 회계사들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투자 행위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이진동)는 감사 대상 기업의 공시 전 미공개 실적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로 A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이모씨(29) 등 두 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검찰은 장모씨(29) 등 부당이득액이 1억원 미만인 회계사 네 명을 불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7명은 벌금 4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미공개 정보를 단순히 누설한 회계사 19명에 대해선 금융위원회에 통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대상 등 11개 종목의 실적정보를 활용해 5억6000여만원의 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정보를 전달받은 이씨의 아버지도 55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배모씨도 아버지와 함께 엔씨소프트 등 8개 종목의 정보를 이용해 3억7000여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이들은 공시 전 실적 정보와 증권사가 내놓은 예상 실적을 비교해 실제 실적이 예상 실적보다 좋으면 주식을 미리 사고, 공시 이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수법을 썼다. 적발을 피하기 위해 ‘텔레그램’ 메신저 앱을 사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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