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수익성 대비 저평가…금리 오르면 순이자마진 '숨통'

입력 2015-11-20 07:00  

Cover Story - 국민은행

KB금융 강점 분석




KB금융은 연결자산 323조원의 대형 은행지주회사다. 하나금융지주(335조원) 신한지주(365조원)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 기업이다. 전통적으로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 가계대출과 금융상품 판매에 강점이 있다. 전신(前身)인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모두 소매금융 특수은행으로 설립된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과 주로 거래해온 은행들이 부실화되고 1990년대 후반부터 소매금융이 급성장하면서 2000년대 들어 KB금융은 한국을 대표하는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저평가 상태 지속

2000년대 중반 이후 소매금융이 범용화되면서 KB금융은 소매금융 분야에서 독보적인 우위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주식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을 조금씩 상실하게 됐다. 그 결과 최근 10년의 주가도 은행주 내에선 부진한 편이다.

일부에선 KB금융의 지난 10년간 주가 부진을 ‘기업 지배구조의 문제점’에서만 찾으려고 한다. 이 기간에 회장이 5명이나 거치는 등 최고경영자(CEO)의 잦은 교체가 기업지배구조의 맹점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할 때 그 부분은 핵심이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KB금융의 위상이 낮아진 핵심적인 이유는 은행 고객이 가격(금리)에 민감해지고 통신기술이 발달한 데 따른 결과다.

KB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당연히 가계대출 금리가 기업대출보다 낮기 때문에 국민은행의 대출금리는 은행업종 평균보다 낮아야 한다. 그런데 국민은행의 대출금리가 업종평균치를 밑돈 것은 2011년부터다. 바꿔 말하면 2010년 이전에는 고객들이 국민은행에 충성도를 나타내며 금리가 높더라도 이용했지만 이제는 고객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국민은행이 누리던 초과 이윤이 사라진 것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발달로 고객들의 은행점포 방문 횟수가 줄어든 점도 점포망에 강점을 가진 국민은행의 위상을 약화시킨 요인이다. 결론적으로 ‘기술 발달이 국민은행의 강점을 희석시킨’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기업지배구조 문제는 부차적인 요인이었다.

과거가 어찌됐든 현재 KB금융은 ROA(순이익/자산) 0.5%, ROE(순이익/자기자본) 5~6%, PBR(주가/순자산가치) 0.5배, PER(주가/순이익) 9배 내외의 기업이다. 은행업종 평균 정도의 수익성을 보유하고 있고 주식시장에서는 시장 평균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이 은행지주회사인 이상 은행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날 수는 없다. 결국 KB금융의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은행업종의 전망이 밝아야 한다. 아쉽게도 주식시장 참여자들은 은행업종의 전망을 밝게 보지 않는다. 은행업의 특성상 정부의 정책 방향이 중요한데 전반적으로 은행에 유리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경기부양을 위한 저금리정책을 비롯해 고객들의 이자부담 경감대책, 카드 수수료 인하,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은행 부담 등이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긍정적인 측면은 각종 부정적인 요인들이 현재 KB금융의 주가에 모두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만약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면 국내 금리도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된다면 현재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고생하는 은행들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지난 5년 동안 하락만 하던 NIM이 반등한다면 주가는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의 주가는 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내년 KB금융의 연결순이익은 올해보다 5% 늘어난 1조6500억원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완만히 상승한다면 이익의 증가 폭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필자는 KB금융에 ‘매수’ 의견을 제시한다. 다만 내년 목표주가(4만7000원)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금리의 완만한 상승세가 필수 요건이다.

커지는 배당 매력

덧붙이자면 KB금융의 약점이 기업지배구조에 있다는 지적은 피상적인 의견이다. 실제 KB금융의 기업지배구조는 매우 선진화해 있다. 다만 좋은 시스템을 운용하는 데 있어 외부의 영향력이 개입될 소지가 있는 것이 문제다. 다행히 2014년 내분 이후 오히려 새로운 경영진의 발걸음이 가벼워졌다. 은행의 주인은 ‘주주+고객+종업원’이다. 현 CEO는 그동안 소외됐던 주주들의 권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 첫걸음은 배당 확대다. 필자가 기대하는 올해 배당금(1050원)은 배당성향(배당/순이익) 26%이며 이럴 경우 배당수익률(배당/주가)은 2.9%가 된다.

요즘 KB금융의 당면 과제는 대우증권 인수다. KB금융은 자본이 튼튼한 반면 수익구조가 다변화돼 있지 않아 대우증권의 인수는 KB금융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인수합병(M&A)에서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경영진은 5~10년 뒤를 보고, 주식시장은 1년 뒤를 보기 때문에 둘 사이에 의견차는 존재할 것이다. 그래도 주식시장에선 합리적인 수준(예를 들어 2조8000억원 이하)에서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경회 < 현대증권 연구원 kh.koo@hdsr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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