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윤 베이징 특파원) 기업이 주식 시장에 상장해 대박을 내면 축하할 일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기업 오너는 자신의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주식 평가액이 급증합니다. 공모주에 투자한 투자자들 역시 적잖은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일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의 정신과 전문 병원 캉닝병원은 경우가 좀 다릅니다. 이 병원은 중국 정신과 병원으로선 최초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터라 상장 추진 단계부터 증시 관계자들은 물론이거니와 중국 및 홍콩 언론으로부터도 관심을 끌었습니다.
상장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론과 낙관론이 교차했습니다. 과거 8년 연속 줄곧 적자를 내다가 정부의 세금 감면혜택으로 흑자로 돌아서 겨우 상장 요건을 맞춘터라 투자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지 못할 것이란 의견이 있는 반면, 중국에서 보건의료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것이란 반론도 있었습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박이었습니다. 캉닝병원은 당초 공모가 예상범위를 주당 32.1~38.7 홍콩달러로 책정했는데, 상한선인 38.7홍콩달러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수요예측 단계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상장 첫날 주가도 호조를 보였습니다. 20일 홍콩증시 개장과 동시에 캉닝병원의 주가는 44.0홍콩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25% 급등한 48.7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홍콩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캉닝병원이 이처럼 성공적으로 상장한 것은 향후 중국내에서 정신질환 환자들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내에는 약 1억8000만명가량이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올해 약 350억위안인 중국의 정신과 치료 시장 규모는 오는 2019년에는 650억위안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이제 급속한 산업화, 빈부격차 확대, 사회안전망 미비 등으로 우울증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와 국민 입장에선 캉닝병원의 상장 대박이 마냥 즐거운 소식은 아닐 듯합니다. (끝) /oasis93@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