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서 이기기 위해 위기를 키우자 말라"

입력 2015-11-20 18:00  


(최승욱 선임기자) “한국 군은 기본적으로 북한 군의 전면공격에 대비하되 현실적으로는 북한의 도발에 대한 위기관리에 주의를 기울어야한다.”(이근욱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이 지하기지와 같은 소극적 방어수단에 더욱 많은 자원을 소모하도록 유도하기위해 한국은 새로운 타격능력을 보유해야한다.”(스티브 로젠 미국 하버드대 군사학 교수)

“만약 북한이 서울 등을 장사정 포 등으로 공격하려고 한다면 요격에는 한계가 있다. 대피시설 등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니브 파라고 영국 케임브리지대 박사)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서강대 육군력연구소 주관으로 20일 열린 ‘21세기 한국과 육군력: 역할과 전망’ 포럼에서 국내외 전문가들이 강조한 내용입니다. 육군력(Land Power)이란 미국의 존 미어샤이머 교수가 제시한 개념으로 육군과 육군을 지원하는 해·공군을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지난 200년간 강대국끼리 치른 전쟁의 승패는 모두 육군의 전투에서 결정되었다고 합니다. 육군은 미래전에서 육군의 중요성과 역할 확대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위해 이번 포럼을 ?駭鳴?밝혔습니다.

이날 포럼에서 지난 6월 서강대가 설립한 육군력연구소의 소장인 이근욱 교수는 “한국은 북한과 전면전쟁까지는 가지 않는다해도 지속적인 도발에 직면할 것”이라며 “한미 연합군과의 전면전은 너무 위험하고 승산도 희박하기에 북한은 국지적으로라도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고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이 만든 위기가 전면전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많은 주의를 기울어야한다는 것이 이 교수가 강조하는 핵심입니다.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사태에서 한국이 공군력을 동원, 원점을 타격했다면 위기는 쉽게 수습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필요한 경우에는 위기에서 양보하더라도, 위기에서 승리하기위해서 위기를 고조시키는 행동은 피해야한다”며 “현재 한반도 상황에서 남북한이 의도적으로 전면전을 시작할 가능성보다는 위기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해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위기상황에서 같은 종류의 군사력으로 대결하는 경우에는 통제 불가능한 위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기초적인 수준에서 자제력이 작동하지만 어느 한쪽이 상대방을 압박 또는 제압하기위해 새로운 방법을 사용하면 위기는 쉽게 격화된다고 합니다. 이 교수는 한국이 우위를 갖는 공군력을 사용하는 것은 위기를 격화시킬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에 단계적으로 대응하고 대칭적으로 행동할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로젠 교수는 이날 ‘지상전투의 성격 변화와 그 경향’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이 갖고 있는 핵무기로 인해 한국 군이 북한 군?타격하려 할 때 ‘정치적 제약’이 커졌다”며 “한국 군에게는 비밀작전 능력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비밀작전은 상대방에게 반격을 정당화할 수 있는 빌미를 주지 않을 수 있어 앞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치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군사적)타격 능력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전쟁과 평화 모든 경우에서 다양한 선택 가능성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유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젠 교수는 한국군이 ‘새로운 타격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통해 북한군이 소극적 방어수단에 보다 많은 노력과 자원을 투입하도록 하고 공격용 무기에 투자할 능력을 없애는 ‘경쟁적 전략’(competitive strategies)을 구사해야한는 것입니다.

니르 파르고 박사는 ‘이스라엘의 경험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발제문에서 이스라엘의 대공방어체계인 ‘아이언 돔’의 비효율성을 지적했습니다. 북한에 비해 포병전력이 비교조차 할수 없는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에 대한 요격률이 최대 40%에 지나지 않았고 5~10%만 요격되었다는 주장까지 존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르고 박사는 “북한의 핵무기 때문에 한국이 북한에 반격하는 경우 그 범위가 제한될 것”이라며 “평양을 점령하려는 시도는 북한의 핵무기 사용가능성이 증가시키게 되는만큼 군사적 행동은 휴전선 부근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전쟁이 벌어지면 미국이 공군력을 지원할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육군 전력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군사적 분업과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끝)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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