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RCEP 조기타결 지지"…16개국 내년 타결 합의

입력 2015-11-22 18:27  

동아시아 정상회의

"남중국해 당사국들 비군사화 공약 준수해야"



[ 장진모 기자 ]
한국 일본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 인도 등 16개국은 22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회의를 열고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2016년까지 타결하는 정상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RCEP의 조기 타결을 위한 협상 가속화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당사국들이 비(非)군사화 공약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CEP 협상 가속화 지지

RCEP에 참가하는 16개국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세계 인구의 절반과 전 세계 생산 및 교역의 약 30%를 차지하는 RCEP는 우리의 성장동력이자 광범위한 역내 경제통합을 위한 주요 수단”이라고 밝혔다. RCEP가 타결되면 인구 규모에서 세계 최대이자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유럽연합(EU)을 능가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버금가는 경제블록이 탄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RCEP 참가국 간 높은 역내 교역 비중과 상호보완적 경제 구조, 지리적 인접성 등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글로벌 가치사슬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CEP 참가국은 2012년 11월 협상 개시를 선언하고 2015년 타결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2010년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배제한 채 TPP 협상을 시작하자 중국이 ‘대항마’ 성격으로 내세운 게 RCEP다. 아·태지역을 둘러싸고 미국이 주도하는 TPP와 중국 주도의 RCEP 간에 무역질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EAS에서 이슈된 남중국해 분쟁

박 대통령은 이날 EAS에서 “모든 관련 당사국은 남중국해 행동선언(DOC)의 합의문과 정신, 비군사화 공약을 준수함으로써 남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증진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한국은 남중국해에서 항행과 상공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하고 분쟁은 관련 합의와 국제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함을 강조해온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DOC는 2002년 중국과 아세안 10개국 정상이 체결한 문건으로 당사국들은 남중국해 분쟁을 평화적으로 처리하고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포괄적 선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중국을 비롯한 10여개 국가 정상들이 남중국해의 비군사화를 강조하는 취지로 발언했다”며 “박 대통령의 발언은 미·중 간 어느 한쪽 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우리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쿠알라룸푸르=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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