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민주화 헌신하며 검소한 생활…YS와 이웃, 늘 자부심 느껴"

입력 2015-11-22 18:47  

상도동 주민들 아쉬움 속 애도


[ 오형주 기자 ] 22일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 주변은 분주히 움직이는 경호원과 경찰관 등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차분했다. 침통한 표정의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애석함을 달래고 있었다.

상도동은 김 전 대통령이 1969년부터 최근까지 줄곧 거처를 두고 머물러온 곳이다. 김 전 대통령과 뜻을 함께한 측근들을 일컫는 ‘상도동계’라는 표현도 여기에서 나왔다. 1983년 전두환 정권이 가택연금 조치를 내리자 김 전 대통령은 상도동 자택에서 민주화 5개 항을 내걸고 23일간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인근에서 ‘관악슈퍼’를 운영하는 오모씨(68)는 “김 전 대통령과 손명순 여사는 손주들과 가끔 슈퍼에서 과자를 사가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다”며 “김 전 대통령이 가택연금을 당했을 땐 이곳에서 거의 모든 식자재를 댔다”고 말했다. 그는 “1983년 단식 20일째에 경찰이 김 전 대통령을 갑자기 병원으로 옮겼는데 당시 홍인길 비서관(전 청와대 총무수석)이 슈퍼에 있던 식칼을 들고 경찰서로 뛰어가 항의했던 일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차남 현철씨의 결혼식 날에도 경찰이 자택을 겹겹이 에워싸고 있자 하객들이 이곳에서 채소와 과일을 사서 경찰에 던졌다”고 술회했다.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찾던 노량진근린공원에서 만난 주민 하동연 씨(73)는 “민주화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고 대통령까지 지낸 분과 같은 동네에 사는 이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늘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하며 감회에 젖었다. 공원 내 배드민턴 클럽의 최모씨(67)는 “김 전 대통령이 과거엔 한 번에 5게임씩도 쳤지만 건강이 나빠진 3년 전부턴 1~2게임밖에 치질 못했다”고 했다. 서거 소식을 듣고 문상을 위해 서울대병원으로 가는 길이었다는 김모씨(70)는 “상도동의 큰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마음이 아프다”며 “과거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 가서 칼국수를 먹은 것이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다녔던 역삼동 충현교회에서도 주일예배를 마친 교인들이 모여 고인에 대한 추억을 풀어놨다. 한 80대 여성은 “김 전 대통령 부부는 검소하면서도 교회 일을 아주 열심히 하셨다”며 “김장철마다 손 여사가 앞장서서 김장을 했고, 김 전 대통령은 고향 거제에서 멸치 등 먹거리를 식당에 공수해왔다”고 전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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