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충전에 250㎞ 주행
[ 정지은 기자 ] 삼성SDI가 중국 10대 완성차 업체인 JAC에 전기차 원형 배터리를 공급한다. 중국 업체들에 맞춘 원형 배터리 시장 공략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평가다.
삼성SDI는 JAC가 내년 4월 새롭게 선보일 전기차 ‘iEV6S’(사진)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단독 공급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JAC는 지난해 약 50만대의 차량을 판매, 중국 완성차 시장 점유율 8위를 기록했다. 삼성SDI는 LG화학, 파나소닉 등과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번 계약을 따냈다.
이번에 공급하는 배터리는 1회 충전에 250㎞를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원형 배터리다. 전기차 전문 업체인 테슬라(480㎞)를 제외하면 시판 중인 전기차는 대부분 완전 충전시 150㎞에서 최대 200㎞ 주행할 수 있다. 삼성SDI는 내년 초부터 천안사업장과 중국 톈진법인에서 원형 배터리 수백만 셀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이번 계약은 중국 시장 진출을 겨냥한 맞춤형 전략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그동안 전기차용으로 원형이 아닌 각형 배터리를 주로 공급했다. 각형은 원형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주행거리를 늘리기 쉽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대부분 전기차에 각형 배터리를 사용한다.
그러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원형 배터리의 가격이 각형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며 원형 배터리를 고집하고 있다. 조남성 삼성SDI 사장이 올해 초 직원들에게 중국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원형 배터리 개발을 주문한 이유다.
조 사장은 “급격히 성장하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원형 배터리를 공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앞으로도 중국 업체들의 수요에 다양한 솔루션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5만8000대에서 내년 24만대, 2018년 50만대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SDI는 이번 공급을 계기로 중국 시장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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