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때 공격 투자
호반, 침체기때 용지 매입…작년 1만6519가구 분양
대기업 제치고 공급 1위
남다른 길 선택
중흥, 대형업체 포기한 세종에 브랜드타운 조성
우미, 대구·경산서 성공
유망지역에 통큰 베팅
반도, 동탄2신도시 공략…금강, 송정지구 대행 개발
[ 김보형 기자 ] ‘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잘 알려진 호반건설의 김상열 회장(54)은 2013년 하반기부터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조성한 전국 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를 대거 사들였다. 2013년 11월부터 3개월 동안 사들인 아파트 용지가 14개 필지(아파트 1만1242가구 건립)로 땅값만 9580억원에 달했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였지만 김 회장은 “주택 수요에 비해 여전히 공급이 부족하다”며 적극적인 토지 매입 전략을 폈다. 김 회장의 전망은 적중했다. 작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본격 회복되면서 호반건설은 지난 한 해 1만6519가구를 공급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를 제치고 아파트 공급 실적 1위에 올랐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속에 주택 전문 건설회사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주택 부 ?【?한우물을 파온 호반·우미·중흥·반도건설, 금강주택(시공능력평가 순)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위기 때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남다른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분양시장에서 ‘완판(완전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위기 상황을 다르게 본다”
중흥건설은 세종시 내 분양사업을 발판 삼아 이른바 ‘전국구 건설회사’로 올라섰다. 세종시의 행정도시 기능을 축소하는 ‘세종시 수정 논란’이 불거진 2011년 대형 건설회사들은 분양 실패를 우려해 구입했던 세종시 아파트 용지까지 포기했다.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47)은 상황을 다르게 봤다. “정부가 세종시 개발 약속을 깨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토지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달 말까지 세종에서 분양된 아파트(4만3988가구) 중 ‘중흥 S-클래스’ 브랜드를 단 주택이 25%에 달한다.
우미건설은 지역별 인구구조와 과거 공급물량 등을 분석해 경쟁사보다 한 박자 빠른 분양에 나선 게 성공 요인으로 평가받는다. 대구 분양시장이 호황에 접어들기 직전인 2013년 11월 ‘대구 테크노폴리스 우미 린’을 시작으로 이웃한 경산 등에서 잇따라 성공을 거둔 게 대표적이다. 이석준 우미건설 사장(51)의 리스크 관리도 주택업계에서 주목 대상이다. 이 사장은 “한 바구니에 모든 계란을 함께 담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공급지역 다변화를 꾀했다. 올해 경기 용인과 화성, 평택 등 수도권과 충북 청주, 경북 구미 등 지방에서 고루 분양하며 특정지역 집중 분양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를 줄여나가고 있다.
◆성장 지역에선 ‘집중 분양 전략’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이달 3개 단지 2630가구를 한꺼번에 분양한 반도건설의 권홍사 회장(71)은 유망 지역에 공급을 집중하는 ‘통 큰 분양’을 선호한다. 권 회장은 “교통(KTX 동탄역)이 좋고 일자리(동탄 삼성전자)가 많은 곳엔 사람이 모인다”며 동탄2신도시에서만 9개 단지 7639가구를 분양했다.
김충재 회장(67)이 이끄는 금강주택도 동탄2신도시에서만 ‘펜테리움’ 아파트 4개 단지 3182가구를 분양해 성공했다. 중견 주택건설업체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을 지낸 김 회장은 시장 변화를 빨리 읽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분양시장 활황으로 건설회사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아파트 용지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자 대행개발이라는 새 시장도 개척했다. 대행개발은 LH의 택지지구 조성공사를 맡아 공사비 대신 아파트 용지를 지급받는 것이다. 금강주택은 지난 9월 경기 군포시 송정지구 내 대행개발 땅에서 아파트를 분양해 모두 판매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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