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대에서 벌어진 미니스커트 입은 남성과 경찰의 심야추격전, 내막은

입력 2015-11-24 15:51   수정 2015-11-25 02:58

야밤에 스포츠 브라와 미니스커트, 하이힐을 착용한 남성과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배경은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한가운데에 있는 이화캠퍼스복합단지(ECC)다.

23일 밤 10시께 이화여대 인근 신촌지구대에는 한 이화여대생의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를 한 학생은 “상체에 여성 속옷을 착용한 채 팔과 어깨, 배 등을 훤히 드러낸 남성이 미니스커트와 레깅스를 입고서 이화여대 체육관 근처를 돌아다니는 걸 봤다”고 했다. 그는 “추운 날씨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사람이 있어 유심히 봤는데 골격과 다리 모양 등을 보니 남성인 것 같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지구대는 즉시 순찰차량과 경찰관 4명을 현장에 보냈다. 하지만 해당 남성을 검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지구대 관계자는 “체육관 인근에 도착해 문제의 남성을 찾고 있었는데 신고받은 인상착의를 한 인물이 재빠르게 체육관 옆 지하건물 ECC 안으로 도망치는 것을 봤다”며 “당시 문제의 인물은 굽이 높은 구두를 신고 있었는데도 뛰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고 전했다. 이후 4명의 경찰관이 ECC 내부와 체대 건물을 샅샅이 뒤졌지만 해당 남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지구대 관계자는 “모자와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어 안면 식별은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여장 남성이 일부러 학생들을 놀래키거나 다른 위해를 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생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ECC 인근에서 이 남성을 마주쳤다는 한 재학생은 “괴이한 모습에 너무 놀라 넘어질 뻔했다”며 “같은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전에도 여장한 남자를 교내에서 본 적이 있어 당황스러운 심정”이라고 했다.

2013년에도 이화여대 앞에서 외국인 2명이 알몸 상태로 성기를 노출한 채 돌아다니다 검거된 적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자대학이라는 특성 상 시각적 성희롱을 하려는 이들에게 잦은 표적이 되는 것 같다”며 “순찰 강화 등으로 피해 발생을 방지하겠다”고 말했다.

박진우/마지혜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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