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1월25일(04:0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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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컨테이너선사인 현대상선의 회사채 거래금리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영업환경 악화와 빚 부담 증가로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된 결과다. 정부의 한계 기업 구조조정 의지도 투자자들의 비우량 기업 채권 투매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이 발행한 한 회사채(177-2회)는 이날 장중 연 50%넘는 금리에 거래됐다. 현대상선 채권 거래금리가 연 5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회사채 가격은 이달 들어 가파른 하락세다. 내년 7월까지 액면 1만원당 연 5.8%이자를 지급하는 177-2회 채권은 이날 7500원에서 8000원 사이에 1억8000만원어치(액면금액 기준) 거래됐다. 거래금리(수익률)로 따지면 연 55%에서 49%에 해당한다.
종가는 7840원(연 49.5%)으로 이달 들어 9000원 선이 깨진 데 이어 8000원마저 무너졌다.
전체 발행잔액 1조7000억원을 웃도는 현대상선 채권은 지난 달까지만 해도 연 10%대 금리에 거래됐다.
장내 거래금리의 가파른 상승은 갈수록 투자자들이 원금손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최근 정부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이른바 '좀비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로 금융시장 불안이 큰 상황에서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을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상선은 2011년 이후 매년 2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올 1~9월에는 1269억원의 영업손실을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상선과 같은 비우량 기업의 부도 우려가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계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우량과 비우량 회사채 간 금리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상선은 현재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BB'(한국기업평가 기준)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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