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00억 유상증자 방식
다음주 예비입찰 진행 예정
은행 차입금 등 상환 위해
[ 김태호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26일 오후 11시23분
동아원그룹이 그룹 지주회사격인 한국제분의 경영권을 매각한다. 다음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은행권 차입금 상환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아원그룹은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의 지분 매각을 추진키로 하고 한영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다음주께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액수는 3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신주를 전량 인수하면 한국제분 지분을 최대 80%까지 확보할 수 있다. 이 회사 경영권을 가질 수 있는 규모다. 매각작업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이희상 동아원그룹 회장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경영권까지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알려진 동아원그룹은 ‘이희상 회장-한국제분-동아원’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한국제분 경영권을 확보하면 동아원까지 함께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제 棘耽?경쟁사를 비롯해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SI)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지분 100%가 신주이기 때문에 인수금 전액이 회사로 투입된다. 인수자 입장에선 회사 경영권 확보와 동시에 한국제분과 동아원의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제분과 동아원은 그룹의 핵심축이다. 두 회사 모두 제분업체로 동아원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동아원그룹은 제분사업과 관계없는 와인, 패션, 고급수입차 업체 등을 사들이며 사세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동아원은 2013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5013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올렸지만 지난해엔 매출 4594억원에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계열사와 부동산을 잇달아 매각했다. 지난 3월 페라리 등 슈퍼카 수입업체인 자회사 FMK(포르자모터스코리아)를 시작으로 올해 13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팔았다. 하지만 회사의 위기를 넘기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동아원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500억원대에 달한다. 다음달에는 3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2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보유한 은행들의 상환 압박도 이번 매각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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