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미·일 교과서는 카네기·록펠러 교육…한국교과서는 기업인 안 가르쳐

입력 2015-11-27 20:17  

Cover Story - 정주영 탄생 100년


현행 교과서는 노동운동을 한 전태일은 수없이 나오지만 산업화를 통해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기업과 기업인들 이야기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미국과 일본의 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는 경제 성장을 주도한 기업과 기업인에 대해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돼 있다. 미국 교과서는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 금융가 존 피어폰 모건, 석유재벌 존 록펠러,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등장한다. 일본 교과서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치 오사카방직 창업자에 대한 소개를 시작으로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주요 기업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고교 한국사교과서에 기술돼 있는 기업과 기업인의 모습을 살펴보면 온통 부정적인 이야기뿐이다. ‘귀속재산의 불하, 원조경제의 수혜 등을 바탕으로 재벌이라 불리는 독점자본이 성장했다’(지학사) ‘정부 주도의 성장 정책과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중화학공업의 특성상 재벌에 각종 특혜가 주어졌으며, 이로 인해 정경유착의 문제가 발생했다’(천재교육)는 표현이 대표적이다.

‘정부를 주축으로 한 성장 정책과 기업인의 노력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문구도 있지만 곧바?정경유착, 특혜, 경제독점, 빈부격차 확대 등의 내용에 파묻혀 버린다. 기업인 실명이 그나마 언급된 것은 8종 교과서 중 5종에 언급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이 유일하다. 그것도 경제성장과 관련한 단원이 아닌 남북관계를 다룬 ‘소떼 방북’과 관련해 나온다.

장두원 한국경제신문 인턴기자(연세대 국어국문 2년) seigicha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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