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뱅크·카카오뱅크, 성공의 열쇠는 바로 이것

입력 2015-12-01 10:36   수정 2015-12-02 13:55


(박동휘 금융부 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이 탄생했습니다. 아직 예비인가 단계긴 하지만 KT가 주도하는 K뱅크와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가 만든 카카오뱅크가 내년 6월께 문을 열 예정입니다. 두 사업자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업계획을 발표하는 등 금융혁신을 향한 경쟁에 불을 당겼습니다.

인터넷은행은 과연 국내 금융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예단하긴 어렵습니다만,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합니다. 15년 가량 먼저 시작한 선진국들의 경험 속에서 전문가들은 가능성과 한계 모두를 읽어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찰스슈왑처럼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을 능가할 만큼 성장할 개연성도 물론 있습니다만, ‘틈새 은행’ 정도에 머물 위험 또한 있습니다.

그간 장미빛 전망들은 많았으니 한계에 관한 것 중심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은 금융회사로서의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느냐 여부입니다. 이는 금융업의 본질과도 직결된 문제입니다.

예컨대 카카오뱅크에 통장을 개설한 이들에게서 ‘내 예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아야 은행으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요즘 금융 거래는 숫자의 변동에 가깝습니다. 현금이란 실물이 오가는 일은 최종 단계에서일 뿐이고, 각종 지급결제는 휴대폰이나 컴퓨터 화면에서 통장에 적힌 숫자가 조정되는 것으로 해결됩니다. 실물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이 문제와 관련해 더욱 예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 돈이 어디로 입금돼, 어디에서 보관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실제 이런 이유로 15년 역사를 가진 일본 인터넷은행들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있습니다. 전체 은행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1~2% 정도입니다. 각종 포인트로 유혹하고, 오프라인 은행 대비 10배(0.01% 대비 0.1%)의 예금을 준다고 해도 소비자들은 요지부동입니다. 일본 사람 특유의 현금 사랑이 반영된 결과이긴 합니다만 신생 은행이 예금자를 끌어모으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와 관련해 K뱅크와 카카오뱅크 고객들은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예금보호를 받습니다. 은행법에 따라 설립 허가를 받은 것이므로 기존 은행의 고객들과 똑같은 보호를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설사 이들 은행이 망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가 제공하는 보험금으로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은행들은 이 점을 충분히 알려야할 듯 싶습니다.

각 인터넷은행 모두 주요 주주의 일원으로 은행을 끼고 있다는 점도 한계입니다. 금융위원회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은행을 끼워 넣었지만 이는 혁신을 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데 카카오뱅크에 주주로 참여한 국민은행 입장에선 자신의 본업과 충돌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대부분의 은행계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은행의 상품을 대리 판매하는 창구로 전락하는 일도 흔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인터넷은행의 사례를 보더라도 비은행계, 다시 말해 은행이 주주로 들어가 있지 않은 인터넷은행들이 빠르게 안착했습니다. 일본에선 증권사인 SBI금융그룹이 만든 인터넷은행이 8개 중 1위입니다. 미국에서도 찰스슈왑이 증권 계좌와 은행 통장을 연계해 성공했습니다.

결국, 인터넷은행이 성공하려면 고객을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확보하느냐, 그리고 더 높은 예금 금리를 주기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느냐, 마지막으로 오프라인 은행과의 충돌을 감수하고서라도 은행 텃밭에 얼마나 빠르게 진입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하겠습니다. 초기엔 신용카드사와 저축은행의 영역에서 전투가 벌어지겠지만 결국엔 은행과의 대형 전쟁에서 살아남는 곳이 승자가 될 것이란 얘기입니다. (끝)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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