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부회장 반대 해도 호텔롯데 내년 상장 가능해진다"

거래소, 상장규정 완화 검토
"투자자 보호 문제 없을 땐 의무보호예수 예외둘 수 있어"


[ 서기열/김동욱 기자 ] 한국거래소가 호텔롯데 상장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져온 의무 보호예수(매각제한) 규정을 완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반대하더라도 호텔롯데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1일 “경영권 안정과 투자자 보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의무 보호예수에 예외를 두는 방향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시행세칙 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조만간 결론을 내고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6개월간 의무 보호예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의무 보호예수는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해 대주주 등의 지분 매매를 일정 기간 제한하는 것을 말한다. 상장 직후 주요 주주가 지분을 대량으로 팔아 주가가 급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가 상장하려면 상장 시점으로부터 6개월간 호텔롯데 주식을 시장에 팔지 않겠다는 특수관계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호텔롯데 지분 5.45%를 보유한 광윤사 지분 ‘50%+1주’를 갖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의 보호예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보호예수에 동의하지 않으면 상장 자체가 불가능해 호텔롯데 상장의 최대 걸림돌로 꼽혀왔다.

이런 가운데 거래소는 현행 시행세칙을 손질해 순환출자구조 해소나 지주회사 전환 등에 필요하면 제한적으로 특수관계인의 사전 동의가 없어도 상장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줄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보호예수 제도 취지는 투자자 보호와 상장 후 경영권 안정”이라며 “이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을 정도의 지분에 대해 보호예수를 걸 수 있다면 상장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주요국도 보호예수를 한국만큼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지 않다”며 “글로벌 표준에 맞춰 관련 제도를 고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기열/김동욱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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