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수지 국제부 기자) 당신의 금융 신용도가 궁금하시다구요? 그럼 아래 테스트를 한 번 해보는게 어떨까요? 아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자신과 비슷하다면 동그라미를, 아니라면 가위표를 치시면 됩니다.
1. 주로 밤에 통화한다.
2. 메시지를 보내는 것 보다 받는 경우가 많다.
3. 메시지를 짧게 보냈는데 긴 답장이 올 때가 많다.
4. 스마트폰 배터리를 자주 충전하지 않는다.
5. 하루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양한 장소를 방문한다.
어떠신가요? O가 더 많다면 당신은 신용도가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반대로 X가 많다면 신용도가 낮은 사람일 가능성이 높겠지요.
스마트폰 사용 습관과 신용도가 무슨 상관이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 기준은 개발도상국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 방식의 일부입니다. 선진국에 비해 은행 점포도 얼마 없고, 개인 신용도를 평가하는 근거인 금융 내역도 충분치 않은 개도국에선 스마트폰 기록으로 개인 신용을 평가해 돈을 빌려주는 서비스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현지시간) 이런 업체들을 소개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브랜치닷코, 인벤처, 사이다 등이 주인공입니다.
이들 회사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먼저 각 회사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야 합니다. 이 앱이 이메일, 문자, 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스마트폰 데이터에 접근하는 것에 동의하면 신용도 파악을 위한 절차가 끝납니다. 앱은 스마트폰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사람이 돈을 잘 갚을지를 판단합니다. 글머리에 쓴 것 처럼 스마트폰이 자주 방전돼 자꾸 충전하면 돈을 안갚을 확률이 높은 사람이라고 판단하는 식이지요.
케냐에서 서비스중인 브랜치닷코는 이런 과정을 거쳐 신용도가 괜찮은 것으로 나오면 평균 30달러(약 3만5000원) 정도의 소액을 빌려줍니다. 이율은 연 6~12% 수준으로 케냐의 일반적인 소액대출 이자율인 연 25%보다 훨씬 쌉니다. 은행원을 고용하거나 지점을 낼 필요가 없어 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대출을 신청한 고객입장에서도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거쳐야 하는 복잡한 절차가 없어 매력적입니다.
다만 이같은 금융 서비스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트위터에 올린 글이나 개인 문자까지 금융 업체가 들여다보는건 과도하다는 것이지요. 애초에 대출을 조건으로 정보를 제공하기로 동의했으니 상관없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이런 서비스, 이용해보고 싶으신가요? (끝)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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