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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의 봄 ©덕성여대 제공 |
이맘때의 덕성여대는 울긋불긋한 잎들이 학교를 수 놓는다. 27년 전에도 꼭 그랬다. 2015년과 1988년, 긴 시간 속에 많은 것이 변했지만, 덕성의 풍경은 그대로였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건물 안에서 아름다운 20대를 보냈을 엄마와 딸. 덕성을 함께 품은 만큼 전하고 싶은 이 야기도 많다. 87학번 엄마 백인숙이 14학번 딸 손혜민에게 전하는 '덕성 그리고 1988' 이야기. 우리도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p>
<p>딸아.
세월의 벽을 뛰어넘어 1988년이나 지금의 덕성은 여전히 아름답구나. 우리 학교의 명소인 노천 카페에 앉 틤릿?문득 옛날 생각이 떠오른다. 그때와 비슷한 느낌과 새로운 느낌이 공존하는 것도 감사하고.
엄마와 동문이 되고 싶다고 덕성에 입학한 딸에게도 감사해.
엄마는 네가 모교에 입학한다고 했을 때 감회가 새로웠어. 내 딸이 엄마가 다닌 학교에 입학한다니! 잊고 지냈던 대학생활의 추억을 다시 느끼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 하나 둘 연락이 끊겼던 대학 친구들과 다시 연이 닿아 연락하니, 엄마도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아. 그때가 그립구나.
또 너를 보면서 20대에 친구들과 함께했던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나기도 했고 말이야. 그래서인지 캠퍼스에만 오면 감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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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의 여름, 노천카페 ©덕성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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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의 가을, 영근터에서 보이는 북한산 ©덕성여대 |
엄마는 학교 정문 입구에서 교내로 들어오는 길을 걷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에 흠뻑 물들어 한동안 벤치에 앉아 있고는 했어. 수업시간도 잊은 채 말야.
우리 학교 캠퍼스는 온통 그림처럼 아름다웠지. 봄에는 벚나무에, 여름엔 푸른 잎이 반짝였어.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에 편지를 쓰곤 했단다. 한겨울에 내리는 눈이 캠퍼스 곳곳에 쌓이면…. 그때 느꼈던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지금도 생각나는 구나. 영근터에서 바라보는 북한산은 어떻고…. 지금도 아름답지?</p>
<p>딸은 학생식당을 자주 가니?
엄마가 학교에 다닐 때는 예술대학 건물 지하에 학생식당이 있었는데, 엄마는 자주 갔었어. 정문 쪽에서 자취를 한 이유도 있었지만 순두부찌개가 500원이었거든. 물가가 쌌던 것도 있지만 저렴하게 맛있는 밥을 든든히 먹을 수 있었지. 학교에서 밥을 해결하고, 지금도 있는 정문 앞 KFC에 가는 것도 재미있는 일과였어.
1988년에는 정문 앞에 지하 카페들이 많았어. 수업 끝나고 친구들끼리 수다를 떨고 돈가스 식당에 가서 후식인 커피까지 해결하고는 했지. 이런 말 하면 믿을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나름 인기도 많았어. 그때는 엄마도 한창인 나일 때라 꾸미는 것을 좋아했거든. 미팅도 자주하고 재미있는 대학생활을 했단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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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성여대의 겨울 ©덕성여대 |
딸로서 자랑스러운 것은 물론, 후배로서도 자랑스럽단다.
엄마의 경험으로 본 덕성은 우먼파워를 기를 수 있는 곳이야. 여대에서는 여자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주체적으로 자립해야 하잖니. 그렇게 일찍부터 직접 체험하면서 열심히 사는 법을 배운 것 같아. 입학하면서 우리 대학을 설립하신 차미리사 선생님의 '자생·자립·자각'의 정신을 배웠을 텐데, 27년 전 나와 같은 자부심을 느꼈다는 딸의 말을 듣는 순간 가슴 벅찬 느낌을 받았단다.</p>
<p>덕성은 너와 나의 자랑스러운 모교란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신나게 대학생활을 누리렴. 오늘 학교 곳곳에서 'Double Synergy'라는 슬로건을 봤는데, 우리 모녀 동문도 행복한 시너지를 내자꾸나!
사랑한다 혜민아~
-네 엄마이자 동문선배가</p>
강정구 한경닷컴 QOMPASS뉴스 기자 polote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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