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

입력 2015-12-02 17:38   수정 2015-12-03 05:11

3분기 성장률 -4.5%…원자재값 하락·부패 스캔들에 경제개혁 '발목'

"매달 10만명씩 실업자 발생"



[ 임근호 기자 ]
브라질 경제가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브라질 국립통계원(IBGE)은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1996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1.7%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고 평가했고, 골드만삭스는 “브라질이 전면적인 불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 경제의 혼란은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하는 2018년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경기침체의 발단이 되긴 했지만 더 큰 문제는 교착상태에 빠져 개혁법안을 처리하지 못하는 정치권에 있기 때문이다.

○총제적 난국에 빠진 브라질 경제

지난해 간신히 0.1% 성장해 턱걸이를 했던 브라질 경제는 올 들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GDP는 올 1분기 2.0%, 2분기에 3.0% 감소했다. 작년 2분기부터 올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 브라질 정부는 올해와 내?성장률을 -3.1%와 -1.9%로 예상했다.

철광, 원유, 대두, 옥수수 등 원자재가 전체 수출의 49%를 차지하는 브라질에 ‘원자재 슈퍼사이클 종료’란 악재가 덮친 탓이다. 브라질 수출의 18%를 차지하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성장둔화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부진하다. 10월 실업률은 7.9%, 소비자물가지수는 9.9%를 기록했다. 브라질의 저명한 경제학자 에두아르두 지아네티 인스페르대 교수는 “매달 10만명씩 실업자가 발생하고 있다”며 “브라질인 사이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고 했다.

세수가 줄어들면서 정부부채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013년 말 GDP 대비 52%던 정부부채는 올해 9월 66%로 증가했고 연말에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9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을 투기등급(BB+)으로 떨어뜨렸다. 정의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순수 이자비용만으로도 연간 정부부채가 7%포인트씩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식물정권’에 개혁도 난항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현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정부가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 부정부패 스캔들에 발목이 잡혀 필요한 개혁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브라질 위기의 뿌리는 사회적 지출과 인플레이션에 연동한 임금 상승을 핵심으로 한 1988년 경제모델에 있다고 지적한다. 공무원 임금과 연금, 복지 등 브라질의 공공지출은 매년 0.4%씩 늘어 정부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7년 39%에서 2012년 74%까지 증가했다.

작년 재선 이후 호세프 대통령은 ‘재정적 매파’로 꼽히는 조아킹 레비를 재무장관으로 선임해 공공부문 개혁과 재정긴축을 시도했다. 하지만 실업률이 치솟고 페트로브라스 뇌물 스캔들에 집권 여당인 노동자당(PT)이 연루되면서 개혁은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정권 지지율은 지난해 41%에서 8%로 떨어졌다.

다음 대통령선거가 열리는 2018년 10월까지 정치권의 교착 상태는 풀리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야당과 연립여당인브라질민주운동당(PMDB) 모두 지금 당장 정권을 잡아 최악인 경제 상황을 물려받고 싶지는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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