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코 자외선 살균기능 젖병소독기 '에코맘'
아기 엄마들 직접 수소문해 다른 제품 없던 탈취기능 추가
입소문 타고 넉달새 1억 매출
"해외 바이어들 관심 커…대만·홍콩과도 수출 협상"
[ 이지수 기자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아기 엄마들은 젖병을 삶았다. 팔팔 끓는 물로 플라스틱 젖병을 소독한 것. 그러나 지금은 이런 방법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젖병소독기가 등장한 덕분이다. 네오코가 내놓은 음이온 젖병소독기 ‘에코맘’은 일반 제품에 없는 성능이 한 가지 더 들어있다. 자외선으로 살균하는 것은 다른 제품과 비슷하지만 소독 후 발생하는 냄새를 없앴다. 이 제품은 시장에 나온 지 5개월 만에 1000여대가 팔렸다.
◆디자인만 신경쓰다 실패 반복
네오코는 젖병소독기 제조와는 관계가 없는 업체였다. 2000년 가전제품업체 동화시스템에서 분사해 업소용 자외선 소독기를 생산해왔다. 10여년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하다가 2011년부터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 내놓은 제품은 업소용 컵소독기였다.
당시 김주태 대표는 기존 제 걋?단점을 보완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투박하게 느껴지는 디자인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는 소독기 외에도 디자인이 우수한 다른 제품들을 참고해 신상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디자인에 지나치게 신경쓰다 소비자가 원하는 컵소독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음식점과 주점 등을 찾아다녔다. 업주들을 만나 제품의 단점을 물었다. 문제점을 파악한 김 대표는 곧바로 소형과 중형 등으로 제품 크기를 세분화했다. 주문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컵소독기 판매에 몰두하던 김 대표는 어느 날 협력업체 사장으로부터 “요즘 젖병소독기가 많이 팔린다”는 말을 들었다. 문득 컵소독기와 젖병소독기가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 대표는 곧바로 제품을 파는 매장을 찾아가 젖병소독기들을 꼼꼼히 살펴봤다. 예상대로 네오코가 생산하는 업소용 소독기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비자 요구에 맞는 제품 개발
김 대표는 한 달 정도 고민했다. 기능면에서는 손색이 없는 젖병소독기를 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디자인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찾은 해법은 협업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있는 기능 설계는 우리가 직접하고, 디자인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전략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능성을 높이는 데 몰두했다. 타사 제품을 사용하는 아기 엄마들을 수소문해 젖병소득기의 문제점을 파악했다. 자외선 살균소독 이후 발생하는 특유의 향이 역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젖병 꼭지를 소독할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아냈다. 새롭게 설계에 들어갔다. 소독할 때 음이온을 발생시켜 냄새를 줄였다. 별도 탈취기능도 넣었다.
김 대표는 “탈취기능을 넣은 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말했다. 아기들이 젖병을 빨기 싫어하는 원인을 없앴기 때문이다. 젖병 꼭지 소독을 위한 별도 수납공간도 두었다.
에코맘은 큰 주전자만 한 크기다. 전자레인지처럼 생긴 제품에 젖병을 넣고 버튼 한 번만 누르면 자동으로 젖병이 소독된다. 지난 6월 시장에 내놓자마자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아기 엄마들의 인터넷 사이트에 후기가 올라왔다. 별다른 홍보를 하지 않고 넉 달 만에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대표는 “지날달 중국 바이어로부터 시제품을 주문받아 에코맘 100여개를 납품했다”고 소개했다. 네오코는 대만과 홍콩 유통업체와 수출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천=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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