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대형주' 투자 성적이 낙제점에 빠질 위기에 놓였다.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가장 많이 산 종목(순매수 금액기준) 상위 5곳 중 주가가 오른 기업이 단 한 군데도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상위 5개사 기업의 주가 수익률은 각각 30.68%와 13.97%였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부터 전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종목은 POSCO로 이 기간 1조2386억원 가량을 사들였다. 하지만 연초 대비 최근 포스코 주가는 37.39% 떨어진 상태다.
포스코는 2009년부터 초래된 세계적인 철강수요 감소와 함께 업황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여기에 올 2월 포스코플랜텍 등 계열사 부실이 수면 위로 드러난 데다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까지 본격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됐다.
지난 3분기에는 원화 가치 약세에 따른 외화 환산 손실과 원료가 하락으로 인한 보유 광산 가치 평가절하 등으로 658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까지 낸 탓에 주가가 바닥을 모르고 떨어졌다.
개인들이 두 번째로 러브콜을 보낸 종목은 SK하이닉스(1조2293억원)로 이 기간 주가가 34.76% 고꾸라졌다.
이어 현대차(-9.47%), LG디스플레이(-26.30%), 삼성물산(0.00%)으로 개인들이 많이 투자한 상위 5곳 중 이 기간 주가가 오른 곳은 단 한 군 데도 없었다.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5개 기업의 연초 대비 수익률 평균은 -26.98%였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이 투자한 종목은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기관이 연초 이후 전날까지 제일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1조974억원)로 이 기간 주가가 2.79% 하락했지만 엔씨소프트(2위·20.88%), KT&G(4위·41.26%), 한화케미칼(5위·127.54%) 등으로 평균 수익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현대글로비스(3위·-33.45%) 정도만 주가가 부진했다.
기관의 이 기간 평균 수익률은 30.68%였다.
외국인 투자 성적도 양호했다. 외국인에 제일 큰 관심을 보인 종목은 네이버로 이 기간 8838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11.10% 떨어졌다.
그러나 LG화학(2위·74.31%), 한국전력(3위·14.64%), 현대모비스(5위·2.33%) 등으로 수익률을 방어했다. 삼성생명(4위·-10.30%)도 이 기간 주가가 하락해 외국인의 평균 수익률은 13.97%였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들이 주로 산 종목은 기관과 외국인 수급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싸게 느껴졌던 기업들"이라며 "주가 수준과 더불어 이익 개선의 모멘텀(상승동력)이 있는 곳인지 확인한 뒤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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