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 케이블 시청률 역대 '최고'

입력 2015-12-05 05:06  

미디어 & 콘텐츠

8화 평균 시청률 11.2% 기록…전 연령대 동시간대 1위 '행진'
1980년대 풍경 되살려 시청자들 향수 자극해



[ 선한결 기자 ] 중학교 교사인 이은영 씨(27)는 요즘 타임머신을 탄 것 같다. 학교에 가면 10대 학생들이 “아이고 김 사장~ 반갑구먼, 반가워요”라며 왁자지껄하게 서로를 반긴다. 1980년대 후반 KBS2 코미디 프로그램 ‘유머1번지’에서 나온 유행어다. 점심시간에 만난 40~50대 교사들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5000만원 하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꺼낸다. 대학 동창들이 모인 카카오톡 대화방에서는 동물원과 변진섭의 노래를 추천하는 대화가 오간다.

그야말로 세대를 뛰어넘어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진원지는 케이블채널 tvN의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이 드라마는 지난달 6일 방영을 시작한 이래 남녀 시청률 전 연령대(10~50대)에서 동시간대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지난달 28일 방영한 8화는 평균 시청률 11.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케이블채널 드라마 역대 최고 기록이다.

이 드라마는 2012년 ‘응답하라 1997’, 2013?‘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연작 세 번째 이야기다. 연작 모두 방영 중인 연도를 시점으로 현재와 과거 장면이 교차된다. 현재 시점 장면에 나오는 여주인공의 남편이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극의 큰 줄기다.

이번에는 과거의 덕선(혜리 분)이 정환(류준열 분), 선우(고경표 분), 택(박보검 분), 동룡(이동휘 분) 등 소꿉친구 중 누구와 사랑으로 발전했는지를 다룬다. 2015년의 덕선은 이미연, 아직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덕선의 남편은 김주혁이 연기한다.

드라마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와 함께 당시 시대상을 재현해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고리바지를 입은 덕선은 교묘한 칼질로 10장짜리 버스 회수권을 11장으로 만들어 만원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간다. 주인공 집에는 밥 지을 때 쓰는 석유 곤로와 쌀통이 있다. 이웃집 부자 아저씨는 가족과 함께 ‘포니2’ 승용차를 타고 경양식집에 가서 외식을 한다.

고증이 엇나가는 부분도 있다. 드라마가 1988년 한 해만이 아니라 1980년대 전체를 회상하는 설정으로 이야기의 폭을 넓혔기 때문이다. 보다 많은 시청자가 “딱 내 과거 얘기”라며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1988년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덕선이 1989년 4월 출시된 밀키스를 사서 마시고, 정환의 아버지 성균(김성균 분)이 1991년 처음 나온 ‘부채도사’ 노래와 율동을 선보이는 부분이 그 예다. 배경음악으론 김완선의 ‘기분 좋은 날’ 등 1980년대 히트곡들이 대거 등장한다.

로맨스에 집중한 전작과 달리 가족극 요소를 부각해 시청자층을 넓힌 것도 인기를 끄는 요소다. 보편적인 소재로 1988년?경험하지 않은 세대도 극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1988년 서울 쌍문동에 사는 세 가족 이야기를 중요하게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지하에 사는 한일은행(지금의 우리은행) 만년 대리 동일(성동일 분), 양옥집에 사는 성균 등이 동네 이야기를 유쾌하고 따뜻하게 풀어낸다. 당시 민주화 운동 등 묵직한 주제도 거시적인 관점보다는 가족 간 관계 안에서 다룬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요즘 사람들은 가깝고 정겹게 지내던 골목길 이웃들의 정을 그리워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아파트 시대’가 시작되기 직전 이웃 간 따뜻함이 살아 있던 1988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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