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해외자원개발, 지금이 적기다

입력 2015-12-06 17:36  

강천구 < 미래에너지자원연구소 부회장 >


1970년대 중반 오일쇼크로 국가 경제가 위기에 처했을 때 중동의 오일머니를 벌어야 한다고 중동 건설시장에 뛰어든 고(故) 정주영 회장은 일반인의 생각을 뛰어넘는 발상을 실천에 옮겨 성공했다.

호주 최대 철광산인 로이힐을 소유한 라인하트 회장은 지난달 로이힐 철광산 개발을 시작했다. 약 20년 걸릴 이 프로젝트에는 110억달러(약 12조5000억원)가 투자된다. 2017년부터는 세계 철강생산량(약 19억t)의 2.9% 수준인 연 5500만t의 철광석을 생산할 계획이다. 라인하트 회장은 호주 최고 갑부인 랭 핸콕 핸콕프로스펙팅 창업주의 외동딸이다.

철광석값이 급락한 상황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그러나 라인하트 회장은 낙관한다. 그는 “1992년 로이힐 투자를 결정했을 때도 다들 반대했다”며 “철광석값이 영원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로이힐 프로젝트는 한국과도 관련이 있다. 포스코가 지분 12.5%를 갖고 있는 3대 주주이고 생산량의 일부를 사주기로 한 고객이다. 또 로이힐 광산 개발을 위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347㎞ 길이의 철도와 인근 수출항인 헤드랜드 항만 건설을 수주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에 들어간 기업들이 가장 먼저 정리한 사업 중 하나가 자원개발이다. 국내 기업이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처분한 해외 광구는 26개에 달한다. 호주, 캐나다, 러시아 등 자원 부국에 있던 알짜 광구와 광산들이 이때 매각됐다. 캐나다 시카레이크 우라늄광산은 외환위기 때 저가에 팔린 대표적인 광산이다. 1980년대 초 한국전력이 지분 투자로 참여했다가 외환위기가 닥치자 캐나다 카메코사에 팔아 버렸다. 이 광산은 2011년부터 연 8000t의 우라늄을 생산한다. 세계 최대 규모다. 우라늄은 정부 지정 전략광물 중 개발이 가장 저조한 광물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원유와 광물 가격 폭락이란 돌발 변수가 오늘의 해외 자원개발 부실로 돌아온 것이다.

정부가 해외 자원개발을 정책 우선 순위에서 내려놓은 것은 현재의 원유와 광물 가격 하락이 한몫했다. 그러나 이는 근시안적 시각이다. 자원 확보는 단순 자원 수입과 개발 참여 등 장단기 계획 아래 추진해야 한다. 원유와 광물 가격이 하락하는 시기가 투자의 적기다. 더 늦기 전에 해외 자원개발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강천구 < 미래에너지자원연구소 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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