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지킴이' 자처 30여명 참여
사진 찍고 지지자와 악수 '눈총'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 윤희은 기자 ] “여기서 이러신다고 (당신들을) 안 믿어요. 국회에서나 잘하세요.”
5일 서울시청 뒤편 무교로. 파란 목도리에 평화라고 쓰인 뱃지를 달고 꽃을 든 채 나란히 서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을 향해 한 20대 청년이 소리쳤다. 청년은 곧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밀려났다.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2차 민중총궐기’에는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를 비롯해 새정치연합 의원 30여명이 참가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경찰의 폭력 진압에 맞선 ‘평화지킴이’를 자임했지만 뭔가 어색한 모습이 여기저기서 목격됐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후 3시 태평로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결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집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시위가 열린 서울광장에서 30~90m 떨어진 곳을 오가며 언론사의 사진촬영에 응하거나 지지자들과 악수하며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서 “여기서 돌아다니면 뭐하느냐”는 목소리가 종종 터져나 ?당직자들이 이들을 제지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계획했던 평화지킴이 활동도 서울광장 외곽에서 경찰통제선을 형성하고 있던 의경들을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마주보고 서는 ‘퍼포먼스’ 외에는 없었다. 당초 새정치연합은 서울광장과 행진로 등지에서 평화스티커 배포 활동을 하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행진이 시작되자 문 대표 등은 심상정 정의당 대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등의 뒤를 10~15m 거리를 두고 따랐다. 행진을 하면서 5~10분 간격으로 멈춰서서 지지자들의 ‘포토타임’에 응하는 모습이었다.
문 대표는 만나는 경찰관마다 악수를 청했지만 일부는 거부했다. 시위대 다수는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집회 참가 사실조차 몰랐다.
지방 일정 등을 이유로 의원들이 하나둘 이탈하는 가운데 문 대표는 예정된 행진 종착지인 대학로에 이르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기자들에게 “평화적인 시위가 가능하다는 것을 오늘 보여줬다”고 말했다.
윤희은 지식사회부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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