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두려움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 완화 규모에 대한 불만족이 글로벌 증시를 또다시 강타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매도 행렬이 이어지는 추세다. 최근 1개월간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영업이익 추정치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좋은 소식을 찾기 어려운 때다. 코스피지수 일봉이 20일선을 이탈한 현 시점에서 20일선 재탈환을 앞두고 치열한 공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2월 두 번째 주는 선물 옵션 동시 만기까지 있는 만큼 기존 저점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급반등하기보다는 단기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벌어질 전망이다.
◆‘산타 랠리’ 기대된다
주변 여건은 우울한 소식이 많지만 여전히 연말 연초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는 있다. 첫째 이유로 꼽을 만한 것은 한국 증시의 질적인 측면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서 단행한 금리 인하 조치로 광의통화(M2) 증대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통화 흐름이 실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기간이 6개월가량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증시 유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번째는 제약·바이오산업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전·차(전기전자·자동차) 군단’이나 석유화학, 플랜트, 조선 등 산업이 발전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제약·바이오산업도 글로벌 중앙 무대 진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선진 증시의 시가총액에서 제약·바이오·헬스케어의 비중이 15%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도 제약·바이오의 양적인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세 번째 이유는 국내 기업의 주주 환원 전략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미국 기업들도 주주 환원 전략을 활발하게 펼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누적 수익률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또 그동안 국내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됐던 이유로 배당을 활성화하지 않은 점을 꼽는 이도 많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중심의 주주 환원 증대는 외국인에게 시장의 매력도를 다시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LG디스플레이, ‘내년 기대주’
대외 여건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시장은 모든 재료를 즉각 반영한다. 외부에서 불어오는 어수선한 소식들은 이미 올 한 해 동안 한국 증시에 부담을 준 재료로 상당 부분 희석됐다. 외국인의 매도가 극단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나타날 부정적 수급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 현·선물 동반 순매도가 진행되고 있지만 매도 정점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팔 사람은 이미 충분히 팔았다”는 얘기다.
앞으로 주목할 업종은 디스플레이산업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6년 기대주로 주목받는 대표 기업이다.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평준화된 기술 사양은 이 회사의 프리미엄을 낮춘 가장 큰 요인이다. 주가는 업황 부진을 반영해 수년간 최저점권을 맴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2016년에 대형 OLED TV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완벽하게 만족할 수는 없지만 마른 수건을 쥐어 짜는 현재의 어려운 업황을 감안할 때 비용절감 효과와 LED 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은 주목할 만한 희소식이다. 또 블랙프라이데이 등을 통해 재고를 대거 소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격적인 업황 회복은 이른 감이 있지만 뚜렷한 상승동력이 없는 증시에서 자신만의 색을 내는 LG디스플레이를 주목한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 관련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실리콘웍스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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