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국수, 샐러드족발…한식에 '컬래버레이션' 바람

입력 2015-12-07 07:02  

외식 시장 트렌드


[ 강진규 기자 ] 국내 외식 시장 규모는 80조원에 이른다. 이 중 절반 이상이 한식, 국밥, 순댓국, 김밥, 분식 등 한식업이다. 한식은 누구나 즐겨 먹어 수요층이 넓고 유행을 타지 않는 업종이다.

하지만 간단하고 익숙한 조리법을 내세우기 때문에 창업이 쉬워 업소 간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기도 하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식을 ‘비싼 돈 주고 사먹기 아깝다’는 인식도 퍼져 있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한식업종에 컬래버레이션 열풍이 불고 있다. 단순한 한식만으로는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음식점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1인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게 관련 메뉴를 준비하는 식당도 늘고 있다. ‘원할머니보쌈 족발&국수반상’은 1인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한상차림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기존의 인기 메뉴인 보쌈과 국수를 2~3가지 반찬과 함께 내는 메뉴다. 원할머니국수, 명태비빔국수, 옛날육개장국수 등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1만원대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보쌈 외에도 국수와 왕만두가 결합한 ‘만두반상’과 국수와 밥으로 구성된 ‘국수반상’도 있다.

1인 메뉴가 등장하면서 원할머니 보쌈의 주 고객층도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확대됐다. 한 쟁반에 1인이 먹기 좋은 양만큼 내놔 잔반 비용을 줄이고, 1인 한 상으로 차려 서빙 시간을 단축해 운영에도 효율적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족발에 샐러드를 결합한 메뉴도 주목받고 있다. 족발전문점 ‘천하제일왕족발’은 샐러드족발이 젊은 여성 손님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족발과 얇게 채 썬 양상추, 적채, 당근 등을 함께 담아 내는 메뉴다. 매콤한 불왕족발이나 치즈불왕족발 등이 샐러드와 잘 어우러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식당의 ‘족발중심’은 족발과 보쌈을 함께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20~30대 등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인테리어도 세련되게 꾸몄다. 과거 족발집 형태를 버리고 ‘족발 카페’를 표방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골목 어귀에 있는 다소 지저분한 식당의 이미지가 강했던 백반집도 젊어지고 있다. 건대입구, 상수동, 홍대, 합정 등 젊은 층이 모여드는 서울 도심 상권에 밥집이 속속 등장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밥과 국, 3~4가지 반찬을 1인 쟁반에 담아 단출한 구성의 메뉴를 판매한다. 가격은 8000~1만원대다. 일반 백반집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친환경, 무(無)인공조미료, 로컬푸드 등을 표방하며 품질을 고급화한 점이 특징이다. 서울 종로 식객촌에 위치한 ‘무명식당’, 신사동 ‘쌀가게 by홍신애’, 한남동 ‘빠르크’ 등이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강병오 중앙대 교수(창업학 박사)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몸에 좋은 메뉴를 많이 파는 것으로 알려진 한식당들이 재조명되고 있다”며 “한식당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은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점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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