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남아 집중 공략
수출실적 10년 만에 30배
[ 남윤선 기자 ]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을 하는 LG그룹 계열사 서브원은 7일 무역의 날을 맞아 ‘5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발표했다.
서브원은 2005년 처음 해외시장에 진출하며 그해 300억원가량을 수출했다. 10년이 지난 올해는 9000억원 수출을 예상하고 있다. 10년 만에 30배 늘었다.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이 주효한 덕분이다. 이로 인해 소모성 자재를 생산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도 덩달아 늘고 있다.
MRO는 대형 공장이나 사업장의 의뢰를 받아 소모성 자재를 대신 구매해주는 사업을 말한다. 사무용품은 물론 공장에서 쓰는 각종 오일, 부품 등도 포함한다. MRO 구매대행 업체가 싸고 질 좋은 자재를 생산하는 업체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야 한다. 대형 고객사를 많이 둬 구매할 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미국에는 전 세계 49개국에 200만개가 넘는 고객사를 확보한 그레인저 등 글로벌 MRO 기업들이 있다. 이에 비해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MRO 기업은 서브원 등 소수다. 특히 2011년 동반성장위원회가 MRO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 영업을 일부 제한하면서, 대기업 상당수가 MRO 사업을 포기했다. 삼성이 아이마켓코리아를 인터파크에 매각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서브원은 국내 대신 해외를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중국 제조업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소모성 자재도 질 좋은 것을 찾기 시작한 것을 파악했다. 한국의 고급 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과 중국 제조업체 간 다리를 놓아준 것이다. 2013년과 2014년엔 중국 난징과 광저우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설립해 빠른 배송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했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대규모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미국 존슨앤드존슨, 스웨덴 자동차 안전용품 생산업체 오토리브 등과도 구매관리 계약을 맺었다. 그레인저 등 글로벌 업체들도 뛰어들었지만, 최종 계약은 서브원이 가져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중소 MRO 업체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대기업의 활동을 제한했지만, 대형 MRO는 오히려 중소기업의 수출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국내에서 거래 실적을 쌓고 해외에 적극 진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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