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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에 관한 많은 전설들은 대항해시대 이후에 생겼다. 초기 개척자인 포르투갈과 스페인을 비롯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이 경쟁적으로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해전이 적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보물 운반선이 바다밑에 가라앉았다는 얘기들이다.
특히 스페인배가 침몰하면 모두가 보물선으로 여겼다. 실제로 1588년 아일랜드 서쪽 연안에 침몰한 스패니시 아르마다 선단을 비롯 △1656년 바하마 해역의 빌라스 호 △1679년 유가탄 반도 인근 멘도자 선단 △1679년 웨일스 해안의 산타크루즈 호 △1804년 포르투갈 아라가베 해안의 메르세데스 호 등 침몰한 스페인 배들은 적지 않은 보물 ?싣고 있었다. 1993년 미국 플로리다 연안에서 발굴한 스페인 선단 배 11척에선 400여개의 다이아몬드 등 200만달러어치의 보물이 쏟아져 나왔다.
엊그제 남미 콜롬비아 북부 카리브해에서 발견됐다는 보물선도 스페인 배다. 1708년 6월8일 영국 해군과의 교전 당시 침몰한 범선 산호세호로, 실린 보물만 최소 20억달러, 최대 1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바다에는 1000여척의 배가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호세호는 막대한 보물 때문에 지난 300여년 동안 화제가 된 배다. 콜롬비아 출신 작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표작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도 이 배가 등장한다.
보물선의 소유권은 국제적 분쟁거리다. 해양법상 침몰한 배는 선적 국가의 소유이며 전쟁 중 침몰한 군함은 승리한 측이 항복을 받고 전리품 선언을 한 것이면 승전국 소유다. 그러나 실제로는 찾아낸 사람이나 탐사국이 소유권을 주장하고, 또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콜롬비아 정부는 1981년 산호세호의 침몰 지점을 발견한 민간회사와 소유권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여왔고 2011년 미국 법원으로부터 소유권을 인정받았다. 보물선 발굴은 언제 들어도 설레는 뉴스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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