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곤두박질 친 GM, 5개 딜러사와 계약 해지
"차 판매 전문가에 맡기자" 르노, 직영 대신 대리점 확대
[ 정인설 기자 ] 한국GM이 여러 대리점을 위탁관리하는 지역총판체제를 끝내고 대리점을 직접 관할하기로 했다. 반면 르노삼성자동차는 딜러체제를 강화해 대리점 비율을 대폭 늘리고 있다.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상반된 전략을 꺼내 든 두 회사가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한국GM, 5개 지역총판과 결별
한국GM은 이달 말로 끝나는 5개 지역총판과의 판매대행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내년부터는 전국 300여개 대리점과 직접 계약을 맺어 자동차를 판매하기로 했다.
한국GM은 그동안 아주그룹 아주모터스와 SK그룹 스피드모터스, 삼화제지 계열사인 삼화모터스, 대한모터스, SS모터스 등 5개 지역총판에 차를 판매해 왔다. 지역총판은 지역별 도매상 역할을 하며 소매상 형태인 300여개 대리점에 차를 공급했다. 5개 지역총판은 대리점에 유통마진을 붙여 차를 팔아 매년 수익성을 개선했다. 이들의 영업이익은 2013년 174억원에서 지난해 295억원으로 6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5개 지역총판 중 아주모터스의 영업이익은 37억원에서 75억원으로 두 배로 늘었다.
한국GM의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2013년 926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193억원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돼 인건비 부담이 늘어난 탓이 컸지만 국내 영업에서 손실이 커진 것도 적자 요인이 됐다.
한국GM은 곧바로 수익성 개선 작업에 들어가 지역총판에 지급하는 판매대행 수수료가 과다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국GM 신임 대표로 내정된 제임스 김 사장도 이 같은 판단을 하고 대리점을 직접 관리하도록 했다. 한국GM은 법률 검토작업을 거쳐 5개 지역총판과 계약을 해지하고 내년부터 대리점에 바로 신차를 공급하기로 했다. 한국GM의 내수 의존도가 높아진 것도 대리점과 직접 계약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부터 한국GM이 생산하던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에서 철수하는 바람에 한국GM은 줄어든 수출량을 국내 판매로 만회해야 한다.
◆메가딜러 늘리는 르노삼성
르노삼성은 한국GM과 반대로 메가딜러를 늘리고 있다. 메가딜러는 지역총판은 아니지만 몇 개의 대리점을 관리하는 딜러다.
작년 말 3개였던 르노삼성의 메가딜러사는 지난달 말 10개로 증가했다. 관리하는 대리점 수도 같은 기간 90개에서 120개로 늘었다. 르노삼성 정직원이 근무하는 직영점은 88개에서 68개로 줄었다. 전체 영업점 중 대리점 비율이 작년 말 처음 50%를 넘어선 뒤 지난달엔 63.8%까지 올라갔다. “자동차 판매는 전문가에게 맡겨야 한다”는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르노삼성과 달리 현대·기아자동차는 10여년째 직영점과 대리점 비율을 50 대 50 痴蔓막?맞추고 있다.
르노삼성은 메가딜러 형태의 대리점 비율을 늘린 효과를 보고 있다. 올 10월 말까지 르노삼성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차를 4.4% 많이 팔았다. 신차가 많았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 모델 없이 거둔 실적이어서 선방한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올해 내수 목표인 8만대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가딜러가 관리하는 대리점 직원이 직영점 직원보다 1인당 자동차 판매량이 많아 메가딜러체제가 매출을 늘리는 데 효율적”이라며 “하지만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메가딜러와 계약하지 않고 직접 대리점을 관리하는 것도 일반적인 경영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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