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경제활성화법 골든타임 놓치면 소용없다"…국회선 '제자리 맴맴'

입력 2015-12-07 18:30  

새누리당 지도부와 회동…노동법 등 연내 처리 당부

이기권·윤상직 "노동법·원샷법 조속 처리해야"
13개 업종단체 "기업활력제고법 통과시켜 달라"
박 대통령, 김무성과 독대…새누리당, 10일부터 임시국회 소집



[ 장진모/심성미/김보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새누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긴급히 불러 노동개혁 5개 법안과 경제활성화 2개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 것은 법안 처리를 미적이고 있는 야당 등 정치권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다. 내년 4월 총선을 고려하면 연내 처리가 무산될 경우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법안이 폐기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두고두고 참 가슴을 칠 일”이라고 했다. 연내 반드시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절박한 의지가 담겼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이날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주무부처 장관과 업계 대표 등도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네 번째 ‘총선 심판론’ 제기

박 대통령은 이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와 50분간 회동하면서 “경제는 항상 살릴 수 있는 게 아니라 골든타임이 있는데 그걸 놓쳐버리면 기를 쓰고 용을 써도 소용이 없다”며 핵심 법안의 연내 처리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 국민을 대하면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국민이 ‘도대체 뭘 했느냐’고 바라보지 않겠습니까”라며 “그래서 우리가 할 도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종의 ‘총선 심판론’으로, 야당에 법안 처리를 강하게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을 향한 박 대통령의 돌직구 발언은 올 들어 네 번째다. 지난 6월25일 ‘유승민 파동’ 때 국무회의에서 ‘배신자 심판’, 11월10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진실한 사람 선택’ 발언으로 정치권을 긴장시켰다. 지난달 25일엔 예정에 없던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등의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립 서비스만 하는 국회는 위선이자 직무유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일명 ‘원샷법’으로 불리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 관련, “기업들이 쉽고 빠르게 구조조정을 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도록 하는 법인데 야당이나 일각에서는 대기업에 혜택을 주는 법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대한상공회의소가 500대 기업에 물어본 결과 거의 80%가 빨리 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김 대표와 독대했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정기국회 종료 직후인 10일부터 연말 임시국회를 열기로 하고 7일 임시국회 소집 요구서를 단독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당·정·업계 전방위 압박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노동개혁 5대 법안이 연내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총선 등 정치 일정상 자동 폐기되고 노동개혁은 좌초될 것”이라며 조속한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이 장관은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인제 최고위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내 입법에 실패하면 청년 고용절벽, 비정규직 고용불안 등을 개선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까지 무조건 기업의 사업재편을 지원하는 기업활력 제고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모/심성미/김보라 기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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