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비상장기업 지분 투자 급증

입력 2015-12-08 07:00  

기업 재무

IPO 수수료 하락세로 고전…기업공개 전 투자로 수익 극대화



[ 서기열 / 이상열 기자 ]
증권사들이 비상장 기업 주식을 상장 이전 단계부터 매입하는 ‘상장 전 투자 유치(프리 IPO)’를 크게 늘리고 있다. 종전처럼 비상장 기업들의 IPO 주관사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벤처캐피털(V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비상장 기업 지분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이달부터는 IPO 주관사를 맡은 비상장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 한도가 종전 5% 미만에서 20% 미만으로 대폭 확대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프리 IPO 투자는 내년부터 더욱 활성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잇츠스킨 1100억원 자금 유치

증권사들이 유망 비상장 기업을 골라 적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는 사례가 올 들어 늘어나고 있다. 자사가 IPO 주관사를 맡고 있는 비상장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증권사와 주관계약을 체결한 업체라도 중장기 실적 전망만 유망하다면 가리지 않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오는 17~18일 공모주 청약을 앞두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숍 잇츠스킨이 대표적이다. 잇츠스킨은 IPO 주관사를 맡고 있는 KDB대우증권으로부터 지난 5월 45억원의 지분투자를 받은 데 이어 8월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8억원을 추가로 투자 받았다. 10월엔 메리츠종합금융증권으로부터 1000억원의 ‘프리 IPO 투자’를 받아 증권업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중국 관광객 대상 제품 판매 증가 등으로 잇츠스킨의 중장기 실적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하고 상장 전 지분 투자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15~16일 청약을 앞두고 있는 보톡스업체 휴젤도 증권사들이 프리 IPO를 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IPO 주관사를 맡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은 9억원을, NH투자증권은 6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내년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 온라인 광고대행사 에코마케팅은 모두 6개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경우다. 지난 7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직후 NH투자·한화투자·메리츠종금증권으로부터는 20억원씩, 대우·SK·키움증권으로부터는 10억원씩 모두 90억원을 프리 IPO 방식으로 조달했다.

올해 하반기 ‘코스닥 IPO 대어’로 지난달 4일 상장한 온라인 카지노업체 더블유게임즈도 지난 5월 주관사단에 참여한 한국투자·대우·키움증권으로부터 총 50억원을 투자받았다. 뒤이어 메리츠종금증권과 유진투자증권도 10억원씩 투자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더블유게임즈는 상장 전 자본금과 유통주식 수가 적어 주관사단에 지분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관사단은 상장 작업을 보다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데다 더블유게임즈의 중장기 주가 상승 여력도 크다고 판단하고 지분 투자에 나섰다”고 전했다.

○痔?극대화 위해 프리 IPO 확대

증권사들이 앞다퉈 프리 IPO 투자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 다변화다. 기업을 상장시키기까지는 최소 2~3년이 걸리지만 IPO 주관사들이 받는 수수료는 갈수록 박해지고 있다. 한때는 공모액의 2~3%에 달했던 IPO 인수수수료는 최근 들어 1%대로 낮아지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심한 경우 1%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공모 규모가 2000억원이 넘었던 더블유게임즈의 인수수수료가 공모액의 0.8%에 머물렀던 게 단적인 예다.

수수료 매출이 급감하다 보니 증권사들은 프리 IPO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 증권사 IB 담당 임원은 “프리 IPO를 하면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미리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많게는 배 이상 차익을 내는 경우도 많아 IPO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은 주관사를 맡아 상장시킨 엑세스바이오에 프리 IPO 투자를 하고 지난해 지분을 매각해 상장수수료와 매각차익으로 총 70억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증권사에 대한 프리 IPO 투자 관련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내년부터 증권사들의 비상장 기업 지분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을 고쳐 이달부터 증권사가 비상장 기업의 IPO 주관 업무를 맡을 수 있는 지분 보유 한도를 현행 5% 미만에서 20% 미만으로 높였다.

한 증권사 IPO 담당 부장은 “20% 정도의 지분을 갖게 되면 증권사는 주요주주로서 비상장사 경영에 적극 참여해 대주주를 때로는 지원하고 때로는 견제하면서 기업가치를 확대하?역할이 가능해진다”며 “그동안 벤처캐피털이 주도했던 기업 인큐베이팅 영역에 증권사의 역할이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열/이상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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