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대신해 알아서 운용·관리
0.01~0.05% 낮은 수수료 강점
5년내 적립금 10조원 목표
[ 허란 기자 ]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종합대상을 받는 의미는 각별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은행과 보험을 제치고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적립금 비중이 가장 낮은 증권업계에서 대상 수상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업권별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은행 50.3%, 보험 31.9%, 증권 17.1% 순이다.
이번 수상이 퇴직연금 추세가 확정금리형에서 투자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는 게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의 진단이다. 지난 7월부터 확정기여(DC)형의 주식형펀드 등 위험자산 투자한도가 40%에서 70%로 확대되면서 퇴직연금 시장에도 투자 수익률 경쟁이 불붙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이 ‘제2회 대한민국 퇴직연금 대상’에서 종합대상과 고용노동부 장관상 수상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우수한 투자성과 때문이다.
수익률 비결은 ‘글로벌자산배분랩’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확정급여(DB)형 3.43%, DC형 3.83%의 공시 수익률로 전체 사업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실적배당형(비원리금보장형) 상품 수익률만 따지면 연 4.25%로 적립금 1000억원 이상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나은 성과를 냈다.
올해 상반기(6개월)에도 DC형 3.1%, DB형 1.56%로 높은 수익률을 올랐다. DB형은 회사가 관리하는 대신 근로자가 지급받는 연금금액이 정해진 상품군을 의미한다.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금융상품을 운용하고 투자 결과도 책임진다.
미래에셋증권의 수익률 비결은 ‘글로벌자산배분 퇴직연금 랩’이다. 2010년 8월 퇴직연금 사업자 중 처음으로 선보인 퇴직연금 전용 랩어카운트로 전문가가 알아서 글로벌 분산 투자를 해주는 서비스다. DC형 가입자의 절반 정도(1만6000명)가 이 랩을 통해 자산관리를 받고 있다. 운용규모는 5000억원에 이른다.
매월 열리는 자산배분위원회에서 일정 규모 이상의 전체 공모 상품에 대해 정량평가를 하고 상위 30% 상품 그룹 중에서 핵심 상품을 선별,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투자자 연령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가 자동으로 바뀌는 ‘라이프 사이클 서비스’도 제공한다.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서비스인 만큼 랩 수수료도 저렴하다. 가입 첫해엔 수수료가 없으며 2~4년까지는 연 0.05%, 이후부터는 0.01%다.
5년 내 자산 10조원, DC형 강자 목표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고객 적립금은 지난달 말 기준 3조8382억원이다. 증권업계 1위지만 전체 사업자 중에선 9위다. 1위인 삼성생명(12조7341억원)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5년 내 적립금 규모를 1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 사장은 “DC형 시장이 커지면서 고객수익률 관리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배분 분야의 강점을 기반으로 DC형 시장의 최고 강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전담 인력에 대한 투자는 업계 최고 수준이다. 연금사업센터 내 직원 53명이 자산배분 모델을 만든다. 세무사 회계사 등 전문인력들이 고객 상담을 맡는다는 점도 미래에셋 퇴직연금 서비스의 특징 중 하나다. 직접 고객을 찾아가는 퇴직연금 전담 컨설턴트는 100명 정도다. 2006년 4월 국내 최초로 도입한 퇴직연금 전문 교육프로그램인 ‘퇴직연금 스쿨’을 통해 퇴직연금 직원뿐 아니라 가입자 교육도 하고 있다.
조 사장은 저금리 시대에 적극적인 자산운용으로 노후를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전체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금 111조원 가운데 실적배당형은 8조2717억원(7.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는 “연 2%의 금리 상황에선 1억원을 2억원으로 만드는 데 40년이 걸리지만 주식 등에 투자해 연 6%의 수익을 내면 10년 만에 원금을 두 배 가까이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대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70%까지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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