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자동차 부품 시장 주목…중동은 발전 기자재 유망
이집트선 민관 함께 나서야…국가별 맞춤형 전략 중요
[ 김순신 기자 ]
한국 기업은 중국을 대체할 글로벌 생산기지로 베트남과 멕시코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저유가로 플랜트와 인프라 공사 발주를 줄이고 있지만 대신 제품 기준을 낮추고 있는 만큼 한국의 수출 기회가 오히려 확대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8일 한국경제신문사가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주최한 KOTRA 5개 지역 무역관장 좌담회에서 나온 내용이다. 5개 지역은 KOTRA가 내년 수출 유망 지역으로 선정한 베트남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이집트다.
5개 지역의 무역관장들은 한국 기업들이 바뀐 무역 환경을 잘 활용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출 전략을 세운다면 내년에 무역 1조달러를 다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협 베트남 호찌민 무역관장은 “생산기지로서 중국의 이점이 떨어지면서 베트남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베트남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면서 향후 10년간 한국의 가장 중요한 경제 파트너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두고 있는 TPP 때문에 한국뿐 아니라 중국 태국 등도 베트남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베트남은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해 소비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화장품 등 고급 제품 중심으로 시장을 공략하면 현재 베트남 수출액 가운데 10%가량인 소비재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훈 멕시코 중남미지역본부 부본부장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TPP의 효과를 동시 누릴 수 있는 멕시코도 ‘포스트 차이나 시대’에 떠오르는 생산기지”라며 “멕시코 정부가 2020년까지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부품사가 폭스바겐 멕시코 법인에 10년 넘게 납품한 사례도 있다”며 “BMW 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신규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히고 있어 자동차 부품 시장의 전망은 밝다”고 덧붙였다.
저유가 여파로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가 줄고 있는 중동 지역에선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임채익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무역관장은 “저유가로 재정난에 직면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미국 유럽 중심으로 내주던 프로젝트 발주 관행을 바꾸고 있다”며 “한국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발전 시장, 의료기기 시장 등이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임 관장은 “미국과 핵협상을 마무리지은 이란 시장도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해외 수주 확대를 위해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유정 이집트 카이로 무역관장은 “이집트 정부는 카이로 5~6호선 지하철과 카이로 인근 신도시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데 정부 지원 없이는 한국 기업 수주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월 말 러시아 항공기 격추 사건 이후 이집트 경제가 어렵지만 현 정부가 정권 안정 차원에서 경제 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지금 이집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희 이탈리아 밀라노 무역관 부관장은 “이탈리아 등 유럽에는 중국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을 통해 적극 진출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도 M&A 등으로 적극 대응하지 않으면 유럽연합(EU)시장을 중국 기업에 뺏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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