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헌형 / 김은정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8일 오전 4시37분
산업은행이 지난 7일 7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에 국민연금이 2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7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코코본드를 발행하기 위해 7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은 결과 국민연금이 2000억원어치의 매수 주문을 냈다. 발행 물량의 3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국민연금은 당초 3000억~4000억원어치를 사들일 계획이었지만 청약 과정에서 매입 물량을 다소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이 발행하는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은행이 위기를 맞아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면 주식으로 바뀌거나 상각된다. 주식으로 전환되면 투자자는 ‘채권자’에서 ‘주주’로 신분이 바뀌기 때문에 이자를 받을 수 없고 주가 하락 시 손해도 감수해야 한다. 상각되는 경우에는 투자 원금을 날린다. 이런 위험 때문에 같은 은행이 발 璿求?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은 낮고 금리는 높게 결정된다.
‘상각형’인 이번 산업은행의 코코본드 금리는 이 은행의 10년 만기 회사채 유통 금리(연 2.43%, 지난 7일 기준)보다 0.33%포인트 높은 연 2.76%로 결정됐다. 신용등급은 회사채(AAA)보다 한 단계 낮은 ‘AA+’다.
국민연금이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결정한 것도 금리 매력이 컸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 증권사 채권 발행 담당 임원은 “500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지만 채권 한 종목에 2000억원을 투자하는 건 드문 일”이라며 “회사채시장 경색으로 투자할 만한 회사채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부도 위험이 거의 없는 국책은행이 연 2% 후반대 금리를 준다고 하자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당초 이번 코코본드의 발행 금액을 1조원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연말 시중은행의 코코본드 발행이 잇따르면서 공급량이 급증하자 3000억원을 감액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헌형/김은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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