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형호 기자 ]
동아에스티(대표 강수형·사진)는 동아제약에서 분할된 전문의약품 개발회사다. 10호 국산신약 ‘자이데나’를 비롯해 ‘시벡스트로정’(24호) ‘시벡스트로주’(25호) 당뇨치로제 ‘슈가논’(26호) 등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4개의 신약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연구개발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한때 연간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천연물 신약 ‘스티렌’도 동아에스티의 작품이다.
동아에스티가 이처럼 개발력에서 앞서갈 수 있는 비결은 상대적으로 일찍 연구개발(R&D)에 심혈을 기울인 덕분이다. 1990년대 초 동아에스티의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그룹 강신호 회장은 “제약사의 가장 큰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라며 연구개발을 독려했다. 본격적으로 신약 연구개발 투자가 이뤄지면서 관련 인프라와 인력 등을 조기에 갖출 수 있었다.
동아에스티는 시장 트렌드와 질환의 변화를 읽어내는 안목으로 ‘시 ?최적화 신약’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른 국산 신약이 상업적으로 별다른 성공을 거두진 못한 반면 동아에스티의 신약이 시장에서 대형 제품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연구개발 초기에는 국내 시장상황과 R&D 역량을 고려해 소화기 및 비뇨기계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했다. 그 결과 2002년 소화기계 약물인 위염치료제 ‘스티렌’, 2005년 비뇨기계 약물인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2011년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 개발에 연이어 성공했다.
동아에스티는 글로벌 연구개발 변화에 발맞춰 2000년대 들어서는 항생제와 대사 내분비계에 집중했다. 글로벌 신약을 겨냥한 슈퍼 박테리아 타깃 항생제 ‘테디졸리드’를 개발, 2007년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현 미국 머크)에 기술수출했다.
이 약은 지난해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허가를 받아 ‘시벡스트로’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자체 개발 신약인 당뇨병치료제 ‘슈가논’의 판매허가를 얻어 발매를 준비 중이다. 슈가논은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24개국에 기술수출했다.
동아에스티의 R&D 강점은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 못지않게 숙련된 연구인력의 전문성을 꼽을 수 있다. 동아에스티 R&D 인력 220명 가운데 상당수가 10년 이상 신약 R&D 경험을 갖추고 있다. ‘성실 실패’를 용인하는 독특한 연구문화도 빼놓을 수 없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최선을 다한 성실 실패는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R&D 부서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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