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정몽구 회장의 고심…내년 사업계획에 촉각

입력 2015-12-09 09:58  

올해 성장 둔화로 820만대 판매목표 달성 어려워
2016년 사업계획 부감 가중돼




[ 김정훈/안혜원 기자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016년도 현대·기아차의 사업계획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초 목표한 글로벌 820만대 생산·판매 달성이 사실상 힘들다는 업계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판매목표를 수립하는 데 상당부분 어려움이 예상된다.

9일 현대차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이달 셋째 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회장 주재로 세계 각국의 해외법인장을 소집해 내년 생산·판매전략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에서 중국, 미국, 유럽, 인도 등 지역별 판매실적을 최종 점검하고 신년 사업계획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같은 달 15일에 해외법인장 회의가 열렸다.

정 회장은 매년 시무식 때 한 해 동안 세운 글로벌 생산·판매 목표를 직접 언급하곤 했다. 다음달 4일 예정된 그룹 시무식에서도 내년 사업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올 연말까지 820만대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새해 사업계획 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기아차는 올들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720만여 대를 기록해 12월 한 달간 100만대를 팔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시장에선 800만대를 팔았던 작년 수준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내년에도 글로벌 820만대 카드를 다시 꺼낼지, 판매량을 더 높게 책정할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상시 목표 타깃이 있으면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정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감안하면, 위기 속 판매 확대를 주문하는 성장 전략이 나올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가 올 한해 목표 달성이 순탄치 않은 이유는 중국 부진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판매는 올 들어 11월까지 꾸준히 늘었으나, 같은 기간 중국은 146만 여대로 작년 동기보다 7.5%(약 12만대) 줄었다. 중국 판매만 예전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했어도 820만대는 충분히 가능한 숫자였다.

올 가을 중국 정부의 구매세 인하 등의 정책적 수혜를 입으면서 판매량이 다시 반등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 요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올해 부진했던 중국 시장은 구매세 인하 효과가 내년까지 이어져 7~8% 정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판매가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예상 목표치는 올해와 같은 820만대로 산정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다만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올해 9% 증가한 내수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차 효과(아반떼, 스포티지 등)가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의 증가세가 820만대를 받쳐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도 중국 토종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이어지고 紡菅?경기 침체가 가라앉지 않을 상황이라 무리한 외형 성장에 나서긴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경영학)는 "현대·기아차가 현재까지 양적인 대중시장을 공략했다면 이제는 보다 상위 시장을 공략해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며 "최근 론칭한 제네시스를 기반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하이엔드 쪽으로 공략해 고급차 시장에 주력하면서 질적인 성장을 이뤄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훈/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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