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샘물·조성아·손앤박… K뷰티 사업 뛰어든 ‘원장님들’

입력 2015-12-10 16:14  


(임현우 생활경제부 기자) “누구나 정샘물에게 직접 메이크업 받은 것처럼 만들어드릴 거에요. 품질부터 디자인까지 최고로 완성할 겁니다.”

지난 7일 서울 청담동의 한 행사장.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가 만든 화장품 브랜드 ‘정샘물’ 론칭 쇼가 유명 연예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1990년대부터 황신혜, 이승연, 이미연, 김태희, 탕웨이 등의 화장을 맡아 대중에게도 잘 알려진 그는 “나의 25년 경험을 집약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K뷰티 열풍이 거세지면서 정씨의 사례처럼 직접 화장품사업에 뛰어드는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늘고 있습니다. 메이크업 전문가가 제작에 참여한 일명 ‘원장님 화장품’은 과거에도 많긴 했지만, 화장품이 거대산업으로 변신한 최근에는 자기 이름을 내걸고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최진실, 이나영, 엄정화 등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유명한 조성아 씨는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됐습니다. 자신이 운영하던 화장품업체 초초스팩토리를 통해 젠트로의 유상증자에 참여, 경영권을 인수하고 대표이사를 맡은 겁니다. 젠트로는 회사 이름을 CSA코스믹으로 바꾸고 ‘물탱크회사’에서 ‘화장품회사’로 변신을 선언했죠.

전지현, 김희애, 황정음 등의 화장을 전담했던 손대식·박태윤 씨는 S&P코스메틱이라는 화장품업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메이크업 아티스트계의 ‘남성 듀오’로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등장해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2013년 메이크업 브랜드 ‘손앤박’에 이어 올 8월 세컨드 브랜드 ‘토크 어바웃 손앤박’을 내놓는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원장님표 화장품’에 대해 오랜 메이크업 경험과 탄탄한 연예인 인맥은 강점이라고 설명합니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K뷰티는 TV에 나오는 한국 연예인의 화장법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자신이 맡았던 한류스타 메이크업을 마케팅에 활용하면 해외에서 기대 이상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만든 브랜드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바비브라운’ 같은 사례가 되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메이크업에 있어서는 전문가여도 ‘사업가’로서의 비즈니스 마인드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경민 씨의 ‘비디비치’는 뛰어난 상품력은 인정받았지만 사업수완 부족으로 경영난을 겪으면서 2012년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인수된 적이 있습니다.

정샘물 씨가 LG생활건강과 만든 ‘뮬’, 조성아 씨가 애경과 내놓은 ‘조성아 루나’도 한때 홈쇼핑에서 인기를 누렸지만 장수 브랜드가 되진 못했죠. 업계 한 관계자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전반적으로 개성이 강하고 기가 센 성향이 있다보니 기업과 의견 충돌을 겪는 사례가 종종 있다”고 전했습니다.

조씨는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는데 취재진 사이에서 “K뷰티에 편승해 급하게 우회상장부터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적지 않았습니다.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 진출해 월드와이드 뷰티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지만, 구체적 사업전략은커녕 경영 목표치조차 내놓지 못한 탓입니다. 초초스팩토리의 지분율이 2대 주주와 엇비슷한 데다 대부분이 대출 담보로 잡혀있어 경영권이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끝)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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