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일자리…일본 청년들은 좋겠네, 구인난 일본 증권사 "한국 청년 뽑겠다"

입력 2015-12-10 18:28  

[ 이현진/윤정현 기자 ] 일본 아이자와증권이 현지에서 일할 대졸 신입사원을 뽑기 위해 오는 14일 한국에 채용공고를 낸다. 1년차 연봉 330만엔(약 3200만원)에 월세 60%를 지원해주는 조건이다. 한국에 지사가 없기 때문에 채용은 제휴회사인 유진투자증권을 통해 진행한다. 이 회사는 자산 700억엔, 지점 수 42개의 중소형 증권사다. 굳이 한국까지 건너오는 이유는 자국에서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오이시 아쓰시 아이자와증권 기획본부장은 “일본에서 30여명을 뽑으려 했지만 15명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며 “신입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한국의 우수 인재를 채용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일본 고용시장은 양적 완화, 재정 확대, 규제 완화 등을 앞세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기부양정책)가 경기를 살리는 데 성공하면서 기업의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0월 기준 일본의 유효구인비율(구직자 대비 구인자 비율)은 1.24배, 도쿄로 한정하면 1.82배다. 구직자 한 명에 일자리가 1.82개라는 뜻이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본 청년들이 부럽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도쿄 청년 1명당 일자리 1.8개…한국, 대우證 60명 모집에 4천명 지원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수익성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신규 채용을 늘렸지만 여전히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달 하반기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하는 한국투자증권의 서류전형엔 80명 모집에 4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KDB대우증권은 60명을 뽑는데 4000여명이 서류전형에 응했고, 하나금융투자(14명 모집)엔 1000여명이 지원서를 썼다.

실제 양국 청년들의 취업 사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한국 청년층(만 15~29세) 실업률은 7.4%였다. 전월(7.9%)보다 0.5%포인트 떨어진 수치지만 전체 실업률(3.1%)의 두 배를 웃돈다.

반면 같은 달 기준 일본 청년층(만 15~24세) 실업률은 5.5%였다. 아베노믹스가 시행되기 전인 2010년 10월 9.1%에서 △2011년 7.8% △2012년 7.5% △2013년 6.5% △2014년 5.6%로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에 따르면 일본은 2013년 하반기부터 전 산업에 걸쳐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요즘 일본 경제계에선 취업 준비생 쟁탈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도요타는 2013년 폐지했던 단기 계약직 특별수당을 지난 7월 부활시켰다. 고용 후 첫 3개월 안에 계약을 갱신하는 직원에게 10만엔(약 97만원)의 특별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 마쓰다자동차공업은 올해 입사축하금을 기존 15만엔에서 20만엔으로 늘렸다. 후지중공업은 신입사원에게 입사축하금으?7만엔을 지급한다.

일본 정부는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해외 인재 채용을 장려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은 올해부터 외국인 인턴십을 지원하는 ‘인턴십 인 재팬’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한국 인재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장진욱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 인재취업팀장은 “일본 기업들은 아시아권 인력 중에 한국인을 최고로 친다”며 “일본 문화에 익숙하고 영어 실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10~11월 세 차례에 거쳐 국내 취업준비생과 일본 기업을 연결해주는 채용상담회를 열었다. 여기에 참가한 일본 기업은 고베제강소 도레이첨단소재 등 42개사였고, 국내 취업준비생은 596명이었다. 이 가운데 51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현진/윤정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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