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세점업계 타격 우려
[ 나수지 기자 ] 중국이 내년 1월부터 중국인들이 해외에서 많이 구입하는 소비재에 붙는 수입 관세를 크게 낮춘다. 내수를 활성화해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다.
신화통신은 중국 재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수입관세율이 비교적 높고 내국인 수요가 많은 핸드백, 여행가방, 카메라, 영유아용 분유, 운동화 및 부츠, 선글라스, 진공보온병 등 787개 품목에 붙는 수입 관세를 한시적으로 평균 50%가량 낮춘다고 10일 보도했다.
모직, 면직류 의류의 수입 관세는 기존 16%에서 8%로 낮아진다. 핸드백과 여행용 가방은 20%에서 10%로, 운동화와 부츠를 포함한 신발류는 24%에서 12%로 인하된다. 중국산 분유에 대한 불신으로 중국 내 수요가 높은 수입 분유도 일부 품목에 한해 수입 관세를 기존의 20%에서 5%로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선글라스가 20%에서 6%, 카메라가 15%에서 3%, 태양열 온수기가 35%에서 5%로 낮아질 예정이다.
중국 소비자에게 인기가 많은 해외 명품과 일상용품을 더 값싸게 제공해 중국 여행객의 해외 쇼핑 지출을 내수 소비로 끌어오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외국 대신 중국 안에서 소비하라는 메시지다. 중국 여행객의 외국산 제품 구매 열기는 명품에서 전자제품과 식품으로 확산되며 세계 곳곳에서 분유, 기저귀, 전기밥솥 등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이번 조치는 중국 내 수요를 진작하고 중국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월에도 가죽구두와 스킨케어, 모직 정장세트, 기저귀 등의 관세를 절반 이상 깎아줬다.
한국에 미칠 영향은 업계에 따라 엇갈린다. 롯데면세점 등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 이상이 중국인으로부터 나오고 있어 중국의 관세 인하는 면세점업계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정부가 최근 중국 내 공항과 항만에 면세점을 확대 개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도 국내 면세점업계에 우려가 되고 있다. 반면 한국 소비재 기업의 중국 수출과 현지 판매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화장품과 의류, 분유, 전기밥솥 등을 파는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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