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면 “싱가포르 핵심 공무원, 고교 때부터 엘리트 교육 받아
글로벌 기업보다 더 성과중심…한국형 인재 양성에 벤치마킹”
[ 강경민 기자 ]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경제신문사 공동 주최로 지난달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5’. 포럼 마지막날인 지난달 6일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행사장인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을 찾았다. ‘인재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제프리 페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대담 도중 이 처장은 페퍼 교수에게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물었다. 페퍼 교수는 싱가포르 공직사회를 벤치마킹하라고 제안했다. 그는 “싱가포르 공무원은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고 많은 교육과 경력 개발 기회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도 “싱가포르 공직사회 모델은 성공적”이라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이달 8일 이 처장은 3박4일의 일정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했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첫 해외출장이다. 그는 총리실 인사국, 중앙인사위원회, 공무원대학 등 중앙인사기관 고위급 인사를 잇따라 만났다. 인사처 관계자는 “인재포럼 당시 페퍼 교수와 대담한 뒤 싱가포르를 직접 방문해 공직사회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찾겠다는 이 처장의 의지가 반영된 출장”이라고 설명했다. 인재포럼에 참석한 고촉통 전 싱가포르 총리의 기조연설도 이 처장의 싱가포르행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고 전 총리는 “성공하고자 하는 국가는 교육을 최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 9일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부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교육훈련 정책에 대해 이 처장에게 브리핑한 싱가포르 정부 관계자는 총리실 소속 인사국 국장이었다. 한국 국장급은 빨라야 40대 후반인데, 싱가포르 인사국 국장의 나이는 30대 중반이었다. 이 처장을 수행한 신현미 정책개발과장은 “싱가포르 공무원은 20대 초반부터 체계적인 공직 훈련을 받는다”며 “국장뿐 아니라 30대 차관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체계적인 공직 훈련의 중심에 싱가포르 공직 사회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핵심공무원단(Administrative Service) 제도’가 있다. 싱가포르는 장학금제도를 통해 인재를 선발한 뒤 교육·인사관리·보수·퇴직 등의 분야에서 특별 관리하는 엘리트 공무원인 핵심공무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 행정고시처럼 별도 시험은 없지만 성적과 면접 등을 통해 고등학교 때부터 공무원으로 활약할 括潁?뽑는 것이다. 싱가포르 핵심공무원단은 약 300명으로 전체 공무원(8만2000명)의 0.4%다.
이 처장은 싱가포르 공직 사회와 민간 분야의 활발한 교류에도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공무원과 달리 싱가포르 공무원은 신분 보장을 받지 못한다. 대신 민간 기업으로 진출하는 데 전혀 제약이 없다는 것이 인사처의 설명이다. 국장급도 억대 연봉을 받는 등 성과 중심의 연봉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평가는 A~E 5단계다. 성과평가 결과가 D등급 이하면 일정 기간 재교육을 이수하게 하거나 공직에서 즉시 퇴출시킨다.
이 처장은 “핵심공무원단 제도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인사제도를 벤치마킹해 한국형 핵심인재 양성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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