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측 "당헌에 위배" 반발
[ 은정진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문재인 대표 퇴진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곳곳에서 ‘싸움판’이 벌어졌다.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문 대표 퇴진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대표직 사퇴를 전제로 한 ‘문·안(문재인·안철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의하며 문 대표를 압박했고, 주류 측은 거세게 항의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은 문 대표를 바로 앞에 두고 “통합 전당대회를 성사시키려면 문 대표의 희생과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통합 전대에 문 대표가 다시 대표로 출마하는 것과 관계없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우리 모두에게 수습할 책임이 있는데도 지금처럼 각자 목소리를 파편 조각처럼 내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고 유 최고위원을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집단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연판장 정치에 당의 정상적인 의사소통은 뒤틀렸고 최소한의 동지애도, 공동체적 유대감도 사라져버렸다”며 “30년간 당과 국회에 몸담은 나로서도 이런 국회는 처음 본다”고 했다.
3선 이상 중진 의원 14명이 긴급 회동을 하고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협력하는 가운데 조속히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대 문제는 비대위가 협의해 결정하라’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중진들까지 모여 문 대표 사퇴를 촉구하자 당 주류 측도 반발하고 나섰다. 중진 모임 브리핑이 끝날 무렵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회동 장소에 나타나 “전대 문제를 비대위에서 결정하는 것은 당헌에 위배된다”며 중진 의원들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문 대표는 “중진들이 이런 상황에 대해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수습했으면 한다”고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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