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금리인상' 나선다…시나리오별 경제 영향은

입력 2015-12-13 10:26   수정 2015-12-13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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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Fed가 오는 15~16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오히려 시장의 충격이 클 수 있다.

◆ '완만하고, 점진적' 인상…"충격 크지 않을 듯"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내년에도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린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Fed는 줄곧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점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Fed가 경제 상황에 따라 천천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0.25% 포인트 올리고, 앞으로의 금리 인상 속도는 "이례적으로 점진적일 것"이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선제 안내(forward guidance)'를 통해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왔다는 점에서 과거 1994년 금리 인상기와는 다를 것으로 봤다.

Fed는 1994년 2월에 사전 예고도 없이 기준금리를 올려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후 11월까지 금리는 6차례 더 인상돼 1년 만에 두 배인 6%까지 올랐다.

갑작스럽고 빠른 금리 인상은 결국 미국 국채가격을 폭락시켜 일명 '1994년 국채 대학살(bloodbath)'을 초래했다.

하지만 Fed는 2004년~2006년 "신중한(measured) 속도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발언에 스스로 발목이 잡혀 회의 때마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 당시를 반복하고 싶어하지도 않을 것이다.

Fed는 2004년 6월부터 2006년 6월까지 17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1.00%에서 5.25%까지 올렸다.

다만, Fed가 '점진적'이라는 표현에 발목이 잡히지 않기 위해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성을 발휘하겠다고 공언할 경우 앞으로 금리 행보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 금리 인상 없다…"신뢰도 타격"

두 번째 시나리오는 Fed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거나 올려도 예상보다 인상 폭이 작은 경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바로는 현재 97% 가량의 전문가들이 12월 금리 인상을 점치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응답자의 82%는 Fed의 신뢰도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항상 예상대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래리 맥도날드 소시에테제네랄(SG) 미국 매크로 전략 부장은 "외환시장의 불안과 신용 악화 등을 이유로 Fed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일 CNBC에 출연해 위안화가 4년래 최저로 하락하고, 신용부도스와프가 확대되고 있다며 "고금리 신용시장, 신흥시장 부채, 레버리지 대출 등 신용시장의 약세는 매우 심각해 Fed가 금리 인상을 거부하고 더 완화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아이쉐어즈 고금리회사채 ETF 가격은 11일 2% 이상 하락해 2009년 이후 聆?수준으로 떨어졌다.

맥도날드 부장은 이 때문에 Fed가 금리를 올린다면, 금리 인상 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Fed의 금리 인상 폭이 0.25% 포인트가 아닌 0.10~0.15% 포인트 수준일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 예상보다 빠른 인상…"신흥시장 위기"

마지막 시나리오는 예상보다 빠른 금리 속도의 인상이다. Fed 스스로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미국의 고용과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할 경우 Fed의 빠른 금리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

빠른 금리 인상은 2013년 신흥국의 통화 가치를 폭락시킨 '테이퍼 텐트럼'을 재현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 시장과 정책 당국과의 기대 심리는 이미 상당한 간극을 보이고 있다. 금리 선물시장의 트레이더들은 내년 12월 기준금리를 0.85%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Fed 위원들의 내년 말 금리 전망치는 1.375%이다. 시장과의 괴리가 0.525% 포인트 가량 되는 셈이다.

쿤 어드바이저스의 스콧 랜디 금융자문관은 최근 CNBC에 "가장 큰 위험은 경제가 모든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놓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것이 더 빠르고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끝날 경우"라고 경고했다.

문제는 현재 신흥시장이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전 세계 시장에 풀린 대규모 유동성은 신흥국의 부채를 크게 증가시켰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인해 신흥국들이 이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신흥국에서의 자본 유출과 통화 가치 하락을 촉발할 경우 신흥국의 부채 위기는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앞서 신흥국의 부채 위기를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로존 재정위기에 이은 제3의 부채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는 유가 하락에 따른 볼리바르화 가치 폭락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발표된 3분기 성장률이 -4.45%까지 떨어지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남아프리카의 통화 가치는 이번 주 들어 8% 이상 폭락했다.

세계 경제의 엔진인 중국의 경기 역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중국 당국은 내년에 6% 중반대의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국이 경착륙에 빠지면 이는 미국의 금리 인상보다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 역시 신흥국 위기가 증폭된다면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전문가들은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와 비은행부문 기업부채 등은 위기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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