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모란봉악단 철수, 김정은 '수소폭탄' 발언 탓"

입력 2015-12-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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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걸그룹 격인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이 갑자기 무산된 이유는 북한의 수소폭탄 보유 선언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의 돌발 발언이 중국 당국의 심기를 건드렸고, 공연관람 인사의 격 대폭 낮추자 북한이 모란봉악단 공연 취소로 맞대응했는 것이다.

13일 연합뉴스는 베이징의 한 소식통이 익명의 중국정부 측 인사 A씨를 인용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수소폭탄 보유 발언을 한 뒤 중국당국이 공연관람 인사를 당 정치국원(지도자급)에서 부부장급(차관급)으로 격하했다고 보도했다.

정치국원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포함한 총 25명으로 중국 핵심 지도자들이다. 중국이 3∼4단계 정도 격이 낮은 부부장급 참석을 지시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A씨는 "(당초) 조선(북한)은 당초 중국에 시 주석이나 리 총리의 참석을 요구했지만 중국이 이에 동의하지 않고 한 명의 정치국원이 참석하는 안을 제시했다"며 "조선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공연단이 기차를 타고 베이징에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공연단이 베이징에 도착한 시점에 김 제1위원장이 수소폭탄 보유를 발표하자 상황이 급변했다고 그는 전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현재 한반도의 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며 취약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당사국이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더 많이 하길 희망한다"며 김 제1위원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A씨는 또 "중국은 항의 표시로 (공연 관람 인사를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낮췄다"며 김 제1위원장이 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불만을 제기하며 모란봉 악단을 전격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공연을 막은 게 아니라 북한 스스로 공연을 접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에 공연단을 이끌고 온 최휘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사실상 장관급인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정치국원에서 부부장급으로 그렇게 큰 폭으로 격을 낮췄다는 이야기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한 부분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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