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솔빙 도입한 타이어뱅크 순익 8배↑"

입력 2015-12-13 19:38  

윤정원 IGM 창조연구소장

직원 스스로 해결하는 '창조경영'
조직 성과 등 경영 전반에 도움
중소·중견기업에도 확산 필요



[ 김순신 기자 ] 국내 최대 타이어 유통업체인 타이어뱅크는 2012년 휘청거렸다. 타이어 제조업체들이 자체 유통망을 강화하면서 성장세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시였다. 지난 3년간 매출이 연평균 18% 이상 늘어날 정도로 다시 성장세를 타고 있다.

윤정원 세계경영연구원(IGM) 창조경영연구소장(사진)은 그 비결을 ‘창조 경영’에서 찾았다. 그는 “타이어뱅크 직원들이 스스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며 “창조는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잘 짜인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소기업들도 창조적인 문제 해결 과정을 알면 지속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복적인 아이디어의 ‘촉발’과 ‘융합’

타이어뱅크는 ‘신발보다 싼 타이어를 판다’는 목표로 건실한 성장을 해왔다. 그러다 ┒뗀胎섧湧?유통망 강화로 위기를 만났다. “이때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은 외부 컨설팅보다 직원들이 더 적합한 해결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윤 소장은 말했다.

타이어뱅크는 2012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에듀솔빙(edu-solving)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임원부터 사원까지 모든 직원이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 없이 회사가 가진 문제점에 대해 털어놓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토론했다. IGM은 직원들이 진단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국내외 사례와 경영학적 지식을 제공했다. 기초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문제점에 대한 토론과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윤 소장은 “직원들이 자유로운 의견을 내놓는 ‘촉발 프로세스’와 아이디어 소통을 통해 실용적인 해결책으로 만드는 ‘융합’ 과정을 반복하자 회사에 적합한 문제 해결법을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직원들이 의견을 개진해 창조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방법을 배운 뒤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회사는 성장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타이어뱅크의 매출은 2011년 1531억원에서 지난해 2529억원으로 늘어났다.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36억원에서 257억원으로 8배가량 급증했다.

◆중소·중견기업 생산성 향상에 도움

윤 소장은 “첨단 경영기법을 활용하고 있는 대기업에 비해 중소·중견기업은 아직도 주먹구구식으로 경영하는 곳이 많다”며 “빅데이터 등 기술의 발달로 경영에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가 공개돼 있지만 어떻게 활용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 경영진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성공한 기업 사례와 경영학 지식을 전파하면 생산성이 높아질 중소·중견기업이 많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 소장은 “에듀솔빙은 직원들이 참여해 창조적인 문제 해결법을 찾는 방법론이기 때문에 조직 성과, 갈등관리, 핵심성과지표(KPI) 개발 등 경영 전 범위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높은 비용과 특정적인 사업 범위 때문에 외부 컨설팅을 받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의 생산성 제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월 직원들이 참여한 업무 과정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한 국내 중소 낙농업체는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7% 늘었다”고 설명했다.

인티저그룹 컨설턴트 출신인 윤 소장은 지난 3년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업 100여개와 IGM이 개발한 창조적 문제 해결 방식인 ‘에듀솔빙’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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