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정리…인력 구조조정
사측 "사업권 매각 검토한적 없다"
[ 강진규 기자 ] 한국피자헛이 직영점을 가맹으로 전환하고 대규모 퇴직을 단행하면서 사업권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노동조합 측은 글로벌 본사인 염브랜드(Yum Brands)가 사업권을 매각해 한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 방식을 바꾸려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전국에 약 35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피자헛은 올 들어 직영점 75곳 중 61곳을 가맹점으로 전환하거나 폐점했다. 남은 14개의 직영점도 같은 방식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정규직 230여명과 아르바이트생을 비롯한 비정규직 등 2100여명이 퇴사했다.
피자헛이 직영점을 정리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하락 때문이다. 금융감독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04년(회계연도 기준, 2003년 12월~2004년 11월) 연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국내 피자 시장을 이끌었던 피자헛은 지난해 매출이 1142억원까지 줄었다.
글로벌 본사인 염브랜드는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 염브랜드의 신용등급 ?‘BBB’에서 ‘BB’로 3단계 하향 조정했다. BB는 S&P 등급 체계에서 투기등급에 해당한다. 염브랜드는 중국 피자헛 직영점을 모두 가맹점으로 전환했으며 염브랜드의 중국사업부를 내년 말까지 염차이나로 분사할 방침이다.
피자헛 노조는 염브랜드가 한국 사업을 가맹 체제로 바꾸면 사업권을 다른 식품업체 등에 매각해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피자헛을 운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은 본사가 제3자인 파트너(중간 가맹사업자)에게 사업권을 주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사업 형태다. 노조 관계자는 “마스터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영업 형태를 바꾸면 수수료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들이 인건비와 재료비 절감에 나설 것”이라며 “직원들의 처우와 서비스 품질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피자헛 측은 마스터프랜차이즈 전환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국피자헛 관계자는 “100% 가맹점 전환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한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글로벌 본사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도 “퇴직자 위로금은 단체협약에 명시된 폐점 위로금 대비 250%를 지급했고, 노조와도 이미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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