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2900억·신한금융 1560억 증가 예상
[ 김은정 기자 ]
시장금리가 오르면 신한 KB 하나 농협 등 4대 금융그룹 가운데 KB금융그룹의 이자이익 증가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분석됐다. 시장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채보다 자산 규모가 커 수입이자 증가액이 지급이자 증가액보다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14일 한국신용평가가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4대 금융그룹의 수익구조(올 6월 말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시장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KB금융(은행·캐피털사·카드사 합산 기준)의 이자이익은 약 396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농협금융그룹은 약 2900억원, 신한금융그룹은 약 1560억원 이자이익이 확대될 것으로 한신평은 전망했다. 하나금융그룹의 이자이익 증가액은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적은 약 104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전망은 한신평이 금융그룹별로 시장금리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은행과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캐피털사·카드사의 자산 및 부채 구조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르면 이번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돼 순차적으 ?국내 시장금리가 오르면 4대 금융그룹 중 KB금융이 가장 큰 수혜를 본다는 의미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증가액이 구체적으로 추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액 규모는 은행의 자산과 부채 만기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금융그룹에 속한 업종 간 포트폴리오 비중, 캐피털사·카드사의 조달 구조도 전체 이자이익 규모에 영향을 미친다.
KB금융의 이자이익 증가액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추산된 이유는 금리 상승기에 대비해 올 들어 자산과 부채 구조를 미리 조정해 놓은 덕분이다. KB금융은 유가증권이나 대출채권 등 일정 기간 내 만기가 도래하거나 금리가 재설정되는 금리 민감 자산을 늘리고 예수부채나 은행채, 차입금 등 금리에 민감한 부채를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금리 상승이 예상될 때는 금리 민감 자산과 금리 민감 부채의 차이를 확대하는 게 유리하다. 금융그룹의 이익 중 약 90%가 이자이익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금리 변화는 금융그룹의 이익을 대부분 창출하고 있는 은행 순이자마진(NIM)을 좌우한다.
시장금리가 수입이자와 지급이자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에는 차이가 있다. 대출금이 예수금에 비해 변동금리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올 6월 말 기준 4대 은행의 원화 대출금 변동금리 비중은 64.4%다. 원화 예수금은 고정금리 비중이 92.2%에 달한다. 대출 금리가 시장금리 변동에 일찍 반응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기에는 수입이자 증가 속도가 더 빨라 NIM이 확대된다.
위지원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저성장·저마진 구조가 지속되고 있어 금융그룹별 수익구조는 앞으로 신용도 차별화의 중요 ?이슈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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