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목표치 2%와 큰 차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미국 중앙은행(Fed)이 16일(현지시간)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지만 낮은 물가상승률이 끝까지 Fed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실업률이 5.0%로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다. 지난달 신규 일자리 수도 21만1000개로 예상을 뛰어넘었다. 낮은 실업률은 임금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소비를 촉진해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년 동기 대비 물가상승률(11월)은 0.5%로, Fed가 원하는 중기 목표치(2%)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Fed가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고용시장 개선과 물가상승률 2% 달성이라는 두 가지 핵심 조건 중 물가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 4일 미 상하원 합동 청문회에 참석해 “에너지와 식품 등 변동성이 큰 품목을 뺀 핵심 물가상승률은 1.3%에 달한다”며 “국제유가 등 물가를 누르고 있는 요인들이 2년 내 해소되면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인상을 너무 미루면 나중에 한꺼번에 급격한 통화정책을 써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이에 대해 “Fed가 4년 전부터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지만 들어맞은 적이 없다”며 “만약 그 같은 분석이 틀리다면 섣부른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Fed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인상을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연방은행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합당한 시일 내에 Fed 목표치에 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WSJ는 낮은 실업률에도 물가상승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저유가와 달러 강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플레를 유도하기 위한 재정정책을 방해하는 의회의 정책 결정 △인구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요인 △낮은 임금을 무기로 하는 중국 등과의 경쟁관계 등으로 설명하는 노력이 있다고 소개했다. 존 포스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중앙은행이 물가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전통 관념은 이제 신화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