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변화에 신속한 대응
실적 증가 일본 평균의 2배
[ 도쿄=서정환 기자 ] 부품·소재업종 위주인 일본 교토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엔화 약세를 유도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상장회사들의 실적이 좋아진 가운데, 교토 기업들이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독보적 기술력으로 각 분야 세계 최대 시장점유율을 확보한 기업들이 ‘엔저(低) 훈풍’을 타고 시장 장악력을 더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블룸버그와 대신증권에 따르면 대형주 중심의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소속된 매출 1000억엔 이상 18개 교토 기업 중 일본전산, 무라타제작소, 와코루홀딩스, 산요화성공업 등 네 곳이 2015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이들 18개사의 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은 27.3%로, 도쿄거래소 1부 기업 증가율(14.7%)의 두 배에 육박한다.
수익성도 두드러진다. 18개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10.1%로, 도쿄거래소 1부 제조업체 평균(7.0%)을 크게 웃돌았다. 실적 호조로 무라타제작소, 일본전산, 옴론 등 6개사는 올해 사상 최고 주가를 경신했다.
교토 기 宕湧?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를 지향하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특화 기술을 개발, 글로벌 시장 1위에 오른 공통점이 있다. 이 같은 ‘교토식 경영’은 2000년대 중후반 인기를 끌면서 한국 기업들 사이에 ‘교토 기업 배우기’ 열풍이 불기도 했다.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는 “교토 기업들은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 경영자들이 혁신을 주도하면서 구조적으로 강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런 경쟁력이 스마트폰·자동차 부품 시장 성장이라는 글로벌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교토=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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