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SK 합병 때처럼 피인수기업 주가 상승
파트론·한컴·한솔테크닉스 등 대주주 지분율 적은 기업 관심
[ 윤정현 기자 ] 국내외 인수합병(M&A)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설비투자를 망설이는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 보유 규모가 늘면서 M&A로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A가 이뤄지면 인수되는 기업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15일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해 세계 M&A 시장 거래 규모는 3조5000억달러(약 4138조원)로 최근 10년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M&A 시장은 전년 대비 43% 증가(1조9000억달러)했고 유럽과 아시아도 각각 8%, 39% 늘었다.
올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비롯해 SK C&C와 SK 합병,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 등 국내 M&A 시장도 활황이었다. 거래 건수는 427건으로 2013년(462건)에 못 미쳤지만 거래 규모는 77조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지난해 69조원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이다.
국내 M&A 거래 규모는 2011년 이후 매년 늘고 있다. 내년에도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명간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업 재고율이 높아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설비투자를 늘리기 쉽지 않은 여건”이라며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유지하기 위해선 현금을 갖고 있기보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이 불확실하고 재고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이 M&A를 통해 성장을 모색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KDB대우증권은 올해 국내 제조업 기준 시가총액 상위 300개사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약 128조원 수준으로 2014년 대비 32조원 늘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6.5%였던 국내 기업 매출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도 지난 3분기 기준 8.1%로,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M&A를 활용한 투자 기회는 발표 후 합병 완료일까지 피인수 기업 주가가 뛸 때 모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이 공시된 뒤 다음 주가는 19.5% 뛰었고 올 4월 SK와 SK C&C 합병 때도 SK 주가가 14% 상승했다”며 “대주주 지분율이 작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으면서 높은 수준의 ROE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 관심을 끌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조건을 갖춘 중대형주로 파트론 한글과컴퓨터 한솔테크닉스 광동제약, 소형주로는 토비스 삼호개발 엑사이엔씨 오디텍 알에프텍 엘엠에스 등을 꼽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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