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선거연령 하향에 '신중'
[ 조수영 기자 ] 내년 4·13 총선을 위한 선거구 획정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안이 16일 윤곽을 드러냈다. 야당이 요구해온 연동형 비례대표를 포기하는 대신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고,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요구하는 쟁점법안 처리를 수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제 마라톤 회의 결과 균형의석을 통한 연동형 제도는 도입하기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야당이 제시한 것 중에서 선거권자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부분은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여당이 심사숙고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야당에 대해서는 “북한인권법, 테러방지법 등을 포함한 6개 법안을 일괄 처리하기 위해 당장 내일이 아니라도 연말까지 충분히 시간을 갖고 대화하면 타협점을 이뤄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이 ‘도입 불가’ 결론을 내린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선거구 획정 관련 여야 협상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여야는 지역구 의석수를 현행 246석에서 253석으로 늘리고 비례대표 의석을 54석에서 47석으로 줄이는 데 공감대 ?이뤘다. 다만 야당은 당초 주장했던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서 한발 물러서, 이병석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이 제시한 균형의석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변형된 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할 수 있는 균형의석제는 정당 득표율의 절반에 해당하는 의석을 보장하는 제도다. 가령 A정당의 정당 득표율이 10%인데 지역구 당선자가 5명뿐이면 비례대표 10명을 줘서 전체 의석(300석)의 5%인 15석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 19대 총선에 이 제도를 적용하면 총 의석 수가 138석으로 줄어들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오면서 새누리당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 의장은 선거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방안과 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32개국이 18세 이하”라며 “우리도 이제 선진국, 경제대국이기 때문에 OECD 대부분의 나라가 채택하는 18세를 이번 선거부터 하는 것도 좋지 않겠나”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관계자는 “수도권은 1000~2000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선거연령을 낮출 경우 각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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