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900건 돌파할 듯
[ 김태호/김인선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6일 오후 4시15분
올해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건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정부의 ‘좀비기업 퇴출’ 움직임과 맞물려 더 많은 기업이 법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대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에 따르면 지난 10월까지 기업 회생절차를 신청한 기업은 763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0건보다 15.6% 늘어난 수치다. 이 추세라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900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회생절차 신청은 11월과 12월에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연말에 기업들의 지급결제가 몰려 부도가 예상되면 미리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접수된 기업 회생절차는 각각 77건, 89건으로 월평균 73건보다 많았다. 2013년에도 11월과 12월에 각각 91건, 84건이 접수됐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31일에, 쌍용건설은 2013년 12월30일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동부건설이 새해를 여섯 시간 앞두고 법정관리를 신청해 퇴근 도중에 관계자들이 회사로 복귀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예상치 못한 기업들이 신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연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많은 기업이 회생절차 신청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에 따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일몰도 기업 회생절차 신청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 유효기간은 올해 31일까지다. 시한이 2년6개월 연장될 것이 유력하지만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법이 적용되지 않는 기간이 있어 기업들의 회생절차 신청에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다.
법원 관계자는 “한계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간이회생제도 등 간편한 제도들이 도입되면서 파산부를 찾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호/김인선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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