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건수 작년보다 25% ↓
[ 이해성 기자 ] 경매 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경매시장의 키워드는 ‘물건 감소’로 요약된다.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역대 최고 낙찰가율 등 기록도 쏟아졌다. 올 들어 이달 10일까지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는 14만3854건이다. 전년 대비 25%가량 줄었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이 늘어난 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경매시장이 아니라 일반 시장에서 매각하는 것도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물건 감소는 낙찰률 및 평균 응찰자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달 10일까지 낙찰 건수는 5만3805건으로 낙찰률이 37.4%에 달했다. 경매 통계를 작성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 응찰자도 4.3명으로 역시 역대 최고였다. 낙찰가율은 71.4%로 2008년 72%를 기록한 이후 7년 만에 최고였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사려는 실수요자들, 주택을 싸게 낙찰받아 월세를 놓으려는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 대거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주택은 낙찰률이 44.7%, 평균 낙찰가율은 86%로 조사됐다. 두 수치 모두 2007년 이후 최고치다. 평균 응찰자 수는 지난해보다 0.7명 증가한 6.1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매시장에서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평가받는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91.4%, 평균 응찰자 수 7.7명으로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물건이 급속도로 줄어들며 낙찰가율이 100%를 넘는 아파트도 속출했다. 서울 노원 상계주공아파트 45.6㎡(11층)는 2012년 3월 1억4699만원에 낙찰됐으나 올 8월에는 비슷한 물건이 1억7136만원으로 16.6% 뛰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개나리아파트 171.5㎡(5층)는 3년 전 5명이 입찰해 11억390만원에 낙찰됐다. 올해는 같은 평형 11층 물건에 12명이 경합을 벌여 감정가를 훌쩍 넘긴 12억85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논현동 두산위브 1단지 역시 8억7000만원이던 낙찰가가 9억8415만원으로 3년 사이 1억원 이상 올랐다. 반면 상업시설 경매 건수는 3만1100여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반대로 경매 건수가 급감했다. 낙찰가율은 64.3%로 역대 최고다.
토지 경매에선 각종 기록이 쏟아졌다. 올 8월 낙찰된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행곡리 인근 임야 5355㎡는 역대 최대인 240명이 몰리면서 감정가의 1135%인 7898만원에 낙찰됐다. 전남 화순군 춘양면 임야에는 156명,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가파도 대지에는 152명이 몰렸다. 이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덜한 토지 경매가 내년에 달아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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